미국 등, 미스트랄급 강습상륙함 러에 판매 중단하라고 압박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말레이시아 여객기 MH17 격추의 불똥이 프랑스로 튀고 있다. 프랑스는 2척의 미스트랄급 전함을 러시아에 팔 계획인데 러시아에 팔지 말고 미국에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측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심사다.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와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외교참모를 역임한 로버트 C 오브라이언은 20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에 기고한 글에서 프랑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크리미아를 병합했을 때 첨단 상륙 공격함의 판매를 취소했어야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다소의 라팔 전투기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전투기 중 하나이고, 미라지 전투기는 전설적이었으며 프랑스 엑조세 대함 미사일 몇 발은 포클랜드 전쟁을 아르헨티나에 유리하게 돌렸고, 샤를 드골 함은 미국 외에 유일한 핵 추진 항공모임이라고 프랑스 무기를 칭찬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덜 알려진 해군 플랫폼의 하나가 바로 배수량 2만1300t의 미스트랄급 강습상륙함(LHD)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미스트랄급 LHD는 6만9000제곱피트의 갑판에 헬기 착륙장 6곳을 갖추고 있으며, 거대한 격납고는 16대의 헬기를 수용할 수 있으며 최대 30대의 헬기를 운용할 수 있다. 또 격납고에는 40대의 주력전차와 500명의 병사나 해병이 탑승할 수 있으며 이들은 헬기나 웰덱의 상륙선을 이용해 해안까지 도달 할 수 있다. 상륙작전은 150명의 장교와 장병이 들어가는 1만제곱피트 규모의 지휘통제센터에서 통제가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오브라이언은 “미국의 경항모 LHD처럼 전투비행단과 부대가 탑승한 프랑스 미스트랄급 강습상륙함은 연안 및 상륙환경의 게임체인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비소츠키 제독이 2008년 러시아가 이런 전함을 갖고 있었더라면 조지아 공화국에 26시간이 아니라 40분 만에 승리했을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다면서 그 결과는 트빌리시의 함락과 러시아 정부만이 인정하는 소규모 자치공화국으로 예속되는 것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은 푸틴이 2009년 두 척의 미스트랄급을 사겠다고 제안하며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에게 접근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면서 "2011년 조지아와 발트해의 나토 동맹국, 미국의 반대에도 프랑스는 2척의 미스트랄급을 12억유로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오브라이언은 1척이 거의 완공되면서 300명의 러시아 수병이 6월29일 훈련을 위해 생나제르에 도착했다면서 머지않아 이 멋있는 전함들은 러시아의 힘을 강요하기 위해 배치하기를 서슴지 않는 지도자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현재 최첨단 무기로 옛 소련 공화국, 바르샤바 조약국을 정복하고 겁박하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미스트랄급이 러시아 해군에 들어간다면 러시아 주변국에 대해 압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흑해와 발트해, 태평양에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오브라이언은 러시아에는 미스트랄급과 같은 무기가 인도돼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은 이 전함들을 미 해군용으로 구매함으로써 프랑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의 경항모는 2척 내지 4척이 부족한 만큼 미스트랄급은 즉각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며, 구매하더라도 미국 납세자들의 돈은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BNP파리바 은행은 이란에 대한 제재 위반으로 미국에 89억7000만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전함값으로 벌금의 20% 미만만 지급하면 되며 미국이 요구하는 스펙을 맞추는 데 일부 벌금이 쓰인다고 하더라도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는 BNP 수사로 한몫을 챙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브라이언은 머리가 잘 돌아가는 푸틴은 이런 거래가 나토의 핵심 플랫폼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망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푸틴은 지난주 러시아 외교관들에게 “미국 측이 미스트랄을 러시아에 판매하지 말도록 프랑스에 가하는 압력을 알고 있으며 심지어 프랑스가 미스트랄급을 인도하지 않으면 미국 측은 은행에 대한 제재를 없애거나 최소화할 것이라는 힌트를 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브라이언은 푸틴이 이를 협박이 아니면 뭐냐고 물었지만, 이는 협박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한 러시아의 행동에 상응하는 제재이며, 미국과 프랑스에는 유감스러운 난제를 풀어줄 윈윈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