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어 가운데 골프와 전혀 연관이 없는 단어나 문장이 튀어나와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아심이 생기지만 사실 그 어원을 찾아내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골프와는 근원이 멀지만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온 영어가 있다. 2주에 걸쳐 소개한다.
▲ 업 앤드 다운(up and down)= 정규 온(greens in regulation)은 못했지만 그린 에지나 깊은 러프와 벙커 등에서 눈부신 숏게임으로 공을 홀에 붙여 용케 파 세이브(par save)에 성공한 경우다. 미국 투어 중계를 보면 "She gets up and down on this hole(그녀는 이번 홀에서 파 세이브를 했다)"이라는 표현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스코어를 최종 결정하는 건 사실 그린 주위에서의 '업 앤드 다운'이다.
▲ 고블(gobble)= 홀을 겨냥하지 않았는데 무심코 친 공이 덜컥하고 들어가 버리는 행운을 말한다. '덥석 집어 삼키다'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골프 덩크 샷'이다. 반대는 비실비실하면서 들어가는 '폴 다잉(fall dying)'이다.
▲ 학교에 간다(go to school)= 골프용어 중 'go to school(학교에 가다)'이라는 용어가 가끔 나온다. 단번에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그린에서 동반자의 퍼팅을 유심히 관찰해 퍼트의 방향과 속도를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퍼팅하는 동반자의 옆에 서서 "I'll go to school on you(당신의 퍼트를 참고로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된다. 한국에서 같은 라인에서 먼저 퍼팅하는 사람을 '선생님'이라고 비유하는 것과 유사하다.
▲ 그리니(greenie)= 원뜻은 '각성제'다. 미국 골퍼들이 내기를 할 때 파3홀에서 티 샷한 공이 홀에 가장 가깝게 붙는 골퍼가 이기는 내기다. 국내에서도 핀에 가장 근접한 '니어리스트(Nearest)'에게 내기 돈을 얹어주거나 별도의 시상을 하기도 한다. 영어 정식표현은 'closest' 또는 'nearest to the pin', 줄여서 'nearest the pin'이다. 미국 친선골프대회에서는 'KP상'을 준다. 'Closest to the Pin prize'이지만 'CP' 대신 발음나는대로 'KP'라고 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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