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새누리당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무성 의원이 친박계 서청원 의원을 누르고 14일 새 당대표에 선출됐다. 소위 '대통령 친정체제'라 불리던 기존 당청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 의원의 당대표 선출은 당내 비주류가 주류로, 주류가 비주류로 바뀌는 외형상 변화다. 이에 따라 '대통령 친정체제'는 '견제와 균형'을 내용으로 하는 수평적 당청관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 같은 뜻을 수차례 밝힌 김 의원은 당과 여론의 목소리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하는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손꼽히는 차세대 대권주자라는 측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정치를 할 것이 분명하지만, 일단은 청와대와 협력체제를 유지하는 모습에 주력할 가능성도 높다. 김 의원은 이날 개표결과 발표 후 연설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온몸을 바치겠다. 집권여당이 왜 존재하는지 보여줘야 국민들은 믿음을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청와대와 각을 세워 박 대통령을 조기 레임덕에 빠지게 만들 것이란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들린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안정화를 도모하고 국가혁신 작업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큰 부담이다. 지난 5월 국회의장 경선에서 비박계 정의화 의원이 당선된 데 이어, 여당대표 자리마저 내준 것은 연이은 타격이다.
청와대와 여당 간 긴장관계는 역으로 대통령과 야당의 관계가 보다 원활해질 여지를 준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 의원의 당대표 선출 후 청와대는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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