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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습격]사리분별(95)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6초

사리분별은 낯익은 말이다. 4자성어라고도 하기 쑥스러울 것이다. 그 뜻은 사리를 분별하는 일이며, 더 풀면 사물의 이치를 분간하고 구별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말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사(事)와 리(理)가 있다. 앞엣것은 드러나있는 것이고 뒤엣것은 숨겨져있는 혹은 속에 있는 본질이다. 분별의 분(分)은 형상과 본질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이며, 분별의 별(別)은 그 나눈 것의 차이를 인식하는 힘이다. 우리가 이성적이라고 말하는 것, 진짜 지혜롭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내 편의 나쁨과 상대편의 좋음을 나눌 수 있는 능력, 나눠서 새롭게 판단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 그게 사리분별이다. 내 아이와 내 아이의 잘못을 나눌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지닌 차이를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도 사리분별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과 '하지만 그것이 옳은 것'을 나눌 수 있는 능력. 나눠서 그것에 걸맞은 일을 하는 것. 이 단순하고 중요한 것이 바로 사리분별이다.


사리분별, 하기는 하고 있는가. 요즘 가끔 내게 묻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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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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