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넥센의 서건창(25)은 7일 현재 일흔다섯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68(315타수 116안타) 4홈런 42타점 75득점 출루율 0.429 기록 중이다.
타격은 이재원(26·SK·0.401)과 김태균(32·한화·0.377) 이어 단독 3위, 최다안타와 득점은 단독선두다. 서건창의 지난해 성적은 여든여섯 경기 타율 0.266 홈런 없이 26타점 53득점 출루율 0.352. 한 시즌 만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1번 타자로 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멈출 줄 모르는 안타 행진이다. 올 시즌 출전한 일흔다섯 경기 가운데 스물한 경기에서 2안타, 열한 경기와 두 경기에서 각각 3안타와 4안타를 쳤다. 안타 없이 마친 경기가 열두 경기에 불과하다. 이 추세라면 올 시즌을 마칠 때 203안타까지 칠 수 있다. 현실이 될 경우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처음으로 한 시즌 ‘200안타’를 친 주인공이 된다. 종전 기록은 이종범 현 한화 코치(44)가 1996년 해태 타이거즈 시절 세운 196안타다.
이렇게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비결은 서건창 특유의 타격자세에 있다. 서건창은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두 다리를 최대한 모은 채로 타석에 선다. 양쪽 허벅지가 맞닿을 정도다. 여기에 방망이를 잡은 두 손을 왼쪽 옆구리 쪽에 뒀다가 타격을 할 때 그대로 휘두른다. 보통 타자들과 같이 타격할 때 방망이를 뒤쪽으로 뺐다가 나오는 자세가 없다.
정확하고 간결한 스윙을 하기 위한 자세로, 그 만큼 투수가 던진 공에 대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공을 최대한 오래 볼 수 있고, 방망이를 내는 지점이 뒤쪽에 있다 보니 몸쪽과 바깥쪽 등에 약점을 보이는 경우도 없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63)은 “방망이를 세운 상태에서 뒤로 빼지 않고 스윙이 이뤄져 궤적이 간결하고 공이 맞는 시점도 빠르다”며 “아무래도 공을 눈 가까이에 두고 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물론 처음부터 타격자세가 지금과 같지는 않았다. 팀의 1번 타자로서 안타와 출루율을 높이기 위해 올 시즌부터 새롭게 시도한 자세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불필요한 동작을 줄여 스윙 궤적을 최대한 간결하게 했다는 점이다.
서거창은 “나에게 가장 편한 타격폼”이라며 “허문회 타격코치(42)님의 도움으로 가장 편하면서도 이상적인 자세를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편한 자세에서 집중력을 갖고 타석에 나가다 보니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서건창이 남은 시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체력과 힘이다. 시즌 개막 후부터 쉼 없이 모든 경기에 나갔다. 정규리그 일정이 반환점을 돌았고, 본격적인 더위도 시작되는 시기여서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시기다. 염경엽 넥센 감독(46)은 “되도록이면 승부를 뒤집기 어려운 경기에서는 쉴 수 있도록 배려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건창은 “스프링캠프 때 웨이트트레닝을 많이 했고 지금도 힘을 유지하지 위해 꾸준히 웨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다안타 등 개인 타이틀에 대해서는 “큰 욕심은 없다. 공격에서보다 수비에서 팀에 좀 더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서건창은 8일부터 열리는 주중 3연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한다. 올 시즌 한화를 만난 여섯 경기에서는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1타점 4득점을 올렸다. 한화 선발로는 송창현(24)이 등판한다. 송창현은 올 시즌 열네 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하고 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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