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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가 7·30 나설 수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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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새누리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중심에 두고 7ㆍ30 재ㆍ보궐선거 전략을 짰다. 윤상현 사무총장이 당 공식회의에서 "십고초려라도 하겠다", "김문수 전 지사 스토커가 되겠다"고 배수진을 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불출마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대구까지 찾아온 윤 사무총장에게 "출마는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다. 선당후사는 동작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민생으로 가는 길에 있다. 가야할 길이라면 가시밭길이라도 마다 않는다. (그러나) 가지 말아야 할 길이라면 비단길이라도 안 간다"고 못 박았다.

또 "국민이 원하는 진짜 희생정신은 게임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봉사하는 것"이라며 당의 전략공천 작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4일부터 일주일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김 전 지사를 끝까지 설득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후에도 소록도에 머물며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변 측근들도 김 전 지사의 서울 동작을 출마는 "이미 끝난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 측근은 "출마 얘기는 더 할 말이 없다. 이미 종료된 일이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끝까지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하자, 이 측근은 "김 전 지사가 이미 불출마를 얘기했다. 왜 김 전 지사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출마 가능성은 제로라는 설명이었다.

당 지도부에서도 김 전 지사의 출마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사무총장을 제외하곤 지도부 대부분은 김 전 지사가 불출마할 것으로 봤다. 이처럼 김 전 지사가 재ㆍ보궐선거 출마를 완강히 거부하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출마 명분이 없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경기도에서 3선 의원(부천 소사)과 2번의 도지사를 지낸 김 전 지사가 퇴임 한 달 만에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독'이라는 것이다. 한 측근은 "지금 야당에서도 천정배 전 장관의 광주 출마를 두고 명분이 없다며 불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인데 김 전 지사가 퇴임 한 달 만에 경기도를 떠나 서울로 출마하는 게 정치도의상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김 전 지사로선 명분 없는 정치행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측근은 "3번이나 의원을 했는데 또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지역을 바꿀 순 없고 그래야 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했다. 더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기동민 전 서울시정무부시장 카드를 꺼낸 이상 체급도 맞지 않는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 주류의 출마요구 방식에도 불만이 크다. 특히 "김 전 지사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윤 사무총장의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전 지사 측은 "마치 출마해서 떨어질까봐 못하는 것처럼 만들었고, 불출마할 경우 김 전 지사는 '용기 없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당 주류 진영에서도 윤 사무총장의 설득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다. 당 고위 당직자는 "주류와 불편한 관계인 건 맞지만 김 전 지사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차기 대선주자군이다. 그래도 같은 당원인데 다음 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할 인사들을 이런 식으로 정치적 망신을 주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당직자는 "이런 식으로 해선 누구도 출마를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김 전 지사의 불출마가 확정될 경우 여권은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윤 사무총장이 "대안은 없다"고 못 박은 만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오 전 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 경쟁력 있는 당내 인사들의 출마도 어렵게 됐다. 김 전 지사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인지도 있는 당내 인사를 대타로 내세울 경우 그 인사 역시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든 형국이 됐다. 무엇보다 김 전 지사가 불출마 할 경우 수도권 재보선 전체가 어려워 질 수 있고 자칫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새누리당의 고민이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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