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여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질적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 참석해 "양국간 경제협력은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확대되어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고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대상국이 되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방한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두 나라가 새롭게 만들어갈 경제협력 방향을 세 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우선 경제협력 분야를 다원화하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양국 경제관계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상품교역을 통해 성장해 왔다"며 "이제는 의료, 유통ㆍ물류, 문화ㆍ콘텐츠,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로 양국간 교류와 협력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에너지ㆍ환경ㆍ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도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함으로써 양국 간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안정적 통상환경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만난 중국의 지도자들도 중국의 현대화를 위한 내수시장 확대 전략과, 한국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이 양국 경제발전에 상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며 "한국은 전 세계 47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어서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통로가 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더욱 적극적인 한국 투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구상과 연계하자고도 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교통ㆍ통신망을 기반으로 물류에서부터 자원개발, 신산업 협력, 문화ㆍ인력 교류를 확대하자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중국은 극동 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가교가 될 것이고, 양국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 앞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新실크로드 구상'의 연계를 위해 양국 정부와 기업이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정성을 다해서 10년간 꾸준히 하면 큰 힘이 되고, 20년을 하면 두려울 만큼 거대한 힘이 되고, 30년을 하면 역사가 된다고 했다"며 "한중 경제인들이 새로운 역사의 장을 선도해가는 주역이 되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중 수교 후 최초로 양국 정상과 경제인이 함께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주요 경제인ㆍ정부인사 등 50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한국 측에서는 박용만 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4단체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나왔고 중국 측에서는 바이두,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IT서비스 기업들과 금융, 통신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 양국 기업들은 상호 투자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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