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입점 매장 강제 철거에 나선 백화점 측의 '갑질' 횡포에 법원이 일침을 가하며 배상책임을 물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부장판사 이은신)는 의류매장 점주 K씨 등 6명이 A백화점 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백화점 측이 이들에게 1인당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850만원까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K씨 등은 백화점에 매장을 입점하고 판매 대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특정매입계약을 체결하고 A백화점에서 판매업을 이어갔다.
A백화점은 2012년 5월 B사에 넘어가게 되자 K씨 등에게 "백화점 매각으로 7월15일자로 영업을 종료하니 입점 매장을 철수하라"고 통보했다. 이들은 백화점 측과의 계약기간이 5~11개월 남짓 남아 일방적인 통보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백화점 측은 그해 7월21일 밤, 매장에 있던 상품들을 지하주차장에 옮겨놓고 강제로 매장을 철거했다. K씨 등은 "사회상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직접적으로 백화점 법인에 대항할 수 있는 영업권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는 위법한 자력구제에 해당해 백화점 측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백화점 측은 계약기간 도중 일방적으로 영업을 종료해 의무를 불이행했다"며 "계약 종료로 인해 원고들이 얻을 수 있었던 영업이익을 감안해 이를 함께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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