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구조조정 방향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신보)과 1일 협상을 이어나간다. 동부제철이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가능한 빨리 결론을 내기 위한 조치다.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 "신보와 1일 오전 10시까지 자율협약 및 차환발행심사위원회(차심위)의 차환 발행 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은을 비롯해 수출입은행·농협은행·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동부제철 자율협약 진행을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동부제철이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할 것에 대비해 자율협약 일정과 체결 조건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채권단 회의에는 비협약채권자인 신보도 참석했다. 신보는 자율협약 당사자는 아니지만 자율협약의 전제조건인 회사채 차환발행의 열쇠를 쥐고 있다. 채권단은 다음달 7일 만기 도래하는 동부제철 회사채에 대한 신보의 지원을 전제로 자율협약 체결에 동의하고 있다. 만약 신보가 지원을 거부한다면 채권단의 100% 동의를 전제로 하는 자율협약도 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산은은 지난 29일 신보 관계자와 만나 차환발행에 대한 협상을 벌였고 신보는 자신들이 지원하는 차환 발행분 240억원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율협약 추진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지만 신보 측이 요구한 우선변제권 등 위험부담 경감책에 대해 다른 채권단과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채권 금융기관은 리스크 부담을 분담하지 않고 신보에만 특혜를 주는 행위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산은은 내일인 다음달 1일 오전 10시까지 신보와 다시 협상을 진행한다. 이후 오전 10시부터 채권은행과 실무자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신보의 요구사항에 대한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채권단의 의견을 청취·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와 채권단 간 이견 조율 여부에 따라 자율협약 진행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부제철은 이날 오후 자율협약 신청서를 산은에 제출했다. 다만 일부 보완 사항이 있어 접수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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