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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식 이사장 "다문화 정책 '최고'라는 한국, 그 아이들 품는 일은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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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식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장, 한국 적응 돕는 레인보우스쿨 운영

김교식 이사장 "다문화 정책 '최고'라는 한국, 그 아이들 품는 일은 부족해요" 김교식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장이 이주배경 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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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우리나라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다문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룬 국가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30일 아시아경제신문이 만난 김교식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장은 뜻밖에도 한국의 다문화 정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식민지 개척으로 시작된 미국과 유럽의 다문화 역사가 오랜 갈등과 투쟁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췄던 데 비교하면 한국은 빠른 시일 내 외형적으로 건전한 다문화 사회의 모습을 갖췄단 의미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이주자 중 성인과 청소년을 분리해 들여다봐야 한다며 냉철한 시각을 견지했다.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은 2006년 재단법인 무지개청소년센터를 모태로 2012년 김 이사장 취임과 함께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김 이사장은 "아이들의 경우 어른과 달리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고 한국에 온 성인과 달리 이들을 따라온 청소년은 그렇지 않아 적응도 어렵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도 또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인 만큼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성인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낯선 '이주배경'이라는 단어는 본인이나 부모 중 한 사람 이상이 외국에서 출생했을 경우를 뜻한다. 탈북자와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주 여성 등이 속한다. 이들 중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 가장 적응이 어려운 경우다. 탈북 청소년은 특히 그렇다.


김 이사장은 "탈북 청소년 중에는 의외로 혼자 한국에 들어온 경우가 많다. 도강(渡江) 중 총탄에 부모를 잃거나 오랫동안 제3국을 떠돌다 가족과 헤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탈북 청소년은 외롭다. 살아온 정치ㆍ경제 체제도 완전히 다르고 탈북자에 대한 따가운 시선 때문에 속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를 만들기도 어렵다."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김 이사장에겐 한국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중도입국 청소년'의 적응 문제도 큰 과제다. 이들은 대다수가 중국인 부모 사이서 태어나 한국인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우다. 때문에 혈통도 언어도 교육수준도 모두 달라 그야말로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현재 1만8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김 이사장은 "이들의 적응을 위해 '레인보우스쿨'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레인보우스쿨을 통해 아이들은 한국 생활에 가장 기본적인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사회ㆍ문화를 체험하고 특기적성 교육, 진학 교육을 받는다. 올 8월 중순에는 이들 중 40명이 2박3일간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중도입국 청소년이 제주도를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재단은 매년 여름 일반 청소년과 탈북, 중도입국, 다문화 배경의 청소년 150명을 모아 '통통통 캠프'를 열고 있다. 2박3일간 함께 섞여 먹고 자며 이들은 소통과 공감을 배운다. 마지막 밤에는 각자 자신의 삶을 이야기를 하는 시간도 갖는다. 김 이사장은 "한번은 탈북 청소년이 북한에서의 생활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국에 오기까지의 이야기를 했다. 그 어린 나이에 겪은 고생을 듣다보면 대견하고 감격스럽다"고 털어놨다.


재단은 일반인과 이주배경 청소년의 접점을 높이고 이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사업도 다각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주배경 청소년과 일반인을 일대일로 매칭하는 멘토링과 함께 지난 1월에는 탈북 청소년을 중심으로 문화공연도 벌였다. 8개 팀이 5개월 간 연습해 무대에 올랐는데 뮤지컬, 밴드, 힙합댄스, 난타 등 보통의 한국 청소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김 이사장은 "아버지의 마음인지 아이들이 성공해 꿈을 펼칠 때 가장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만 5년을 하고 야윈 모습으로 한국에 와 성공적으로 정착한 한 청년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북한에서나 한국에서나 맘고생, 몸고생하던 그 친구가 서강대를 무사히 졸업하고 지금은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친자식 자랑하듯 뿌듯해했다. 그는 "탈북 청소년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면 바람직한 통일사회를 이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듯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졌다는 사실이 '장애'가 아닌 '자원'이 되는 세상이 되도록 우리 사회가 이주배경 청소년에게 사랑을 베풀길 바란다"고 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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