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농업협력사업,기상정보협력,북한 조림사업 필요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봄부터 시작한 가뭄으로 북한이 올해 심각한 식량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해정 연구위원과 이부형 수석연구위원은 26일 '북한 식량 수급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북한지역 가뭄피해로 2013∼2014 양곡년도 기간 북한의 식량부족분이 최대 210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지난 2001년에도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2000~01년 양곡연도의 곡물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15.3%나 감소해수입 곡물에 크게 의존해야 했다.
보고서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2가지 기준에 따라 북한의 식량 부족 예상규모를 추정했다. FAO 기준은 1인당 하루 1640kcal 섭취를 기준으로 한 식량 수요량이다. 이는 WHO 등의 최소소요량의 78% 수준으로 인간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 열량이며, 이는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곤란한 영양 수준이다.
WHO 등의 최소소요량 기준은 식량 원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람 1인의 하루 필요 열량인 2100㎉를 기준으로 산출한 식량 수요량이다.
보고서는 2013~14 양곡연도의 북한 곡물 수요량은 FAO기준으로 약 537만t, 최소소요량 기준으로 약 659만t으로 추정했다. 예상대로 올해 북한이 가뭄으로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면, 이번 양곡연도에 생산량 감소 규모는 전년대비 최소 약 25만t에서 최대 약 74만t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양곡 연도 중 북한의 총 곡물 공급량은 최소 약 448만t에서 최대 약 498만t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 결과 식량 부족분은 가뭄에 따른 피해 정도에 따라 최소 소요량 기준으로 적게는 약 161만t에서 많게는 약 210만t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열량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FAO 기준에 따르더라도 최소 약 39만t에서 약 89만t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5∼15% 감소할 경우 대외조달분을 포함한 총 곡물공급량이 418만4000∼467만6000t 수준일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의 식량 소요량(1인당 하루 1640㎉ 섭취·FAO 기준)보다 적게는 39만4000t, 많게는 88만6000t이 부족한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 식량 부족의 원인으로 관개시설 등 농업생산기반이 크게 낙후돼 있고,비료의 절대 생산량 부족,토양의 산성화, 수확후 손실, 대외지원 급감에 따른 식량 수급 차질을 들었다.
비료의 경우 2008년~2012년 평균 자체 생산량은 약 22만t으로, 자체조달분은 적정 소요량(약 59만t)의 37% 수준에 불과했다. 해외에서 약 36만t을 조달하고 있으나 여전히 1만2000t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확된 곡물의 경지 방치, 쥐와 새,해충의 피해,보관시설의 낙후 등으로 2013~14년도 기준으로 생산량 503만t 가운데 수확 후 손실이 약 73만t으로 수확 후 손실 비율이 14.4%에 이른다. 최근 들어 대외지원 급감으로 2008년 이후 북한의 곡물 대외조달은 약 35만t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과 공급된 식량 관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면서 "식량난 대처는 통일비용 감소를 위한 중요한 수단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 또는 다국간 북한 내 농업협력사업을 통해 북한 농업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개선해 북한의 식량 자급 능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비료, 농기계 등 농업 기초 인프라 지원은 물론, 국내외 농업 전문가들의 영농기술지도, 남북한 기상정보협력과 북한 조림사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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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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