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 21일 밤 일반전초(GOP) 총기사건이 발생한 지 6시간이 넘을 때까지 군 당국이 최고 방어태세인 '진돗개 하나' 발령 사실을 경찰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용의자인 임모 병장이 총기와 실탄 60여발 등을 소지한 채 탈영해 지역주민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군 당국의 늑장 대처로 군경합동검문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 병장은 23일 오전 10시30분 현재 군 수색대와 대치하고 있다.
23일 보안당국에 따르면 강원 동부전선 22사단 GOP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지난 21일 오후 8시15분으로 군은 추정했다. 임 병장은 총기를 난사한 후 총기와 실탄 60여발을 휴대한 채 도주했지만 22사단장은 사건발생 2시간 후인 오후 10시12분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군은 뒤늦은 '진돗개 하나' 발령 사실을 경찰에 통보하지 않았다. 이 지역 담당경찰서인 고성경찰서가 임 병장의 무장탈영사실을 안 시각은 다음날(22일)새벽 2시25분이었다. 고성경찰서는 언론의 보도를 보고나서야 군 당국에 문의했지만, 당시 군에서는 "진돗개하나를 발령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통보해주지 않았다.
군경이 뒤늦게 고성, 인제, 양구, 속초 등 4개 시군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군경이 검문검색 강화 등 협조가 되지 않은 사이 임 병장은 사건현장에서 10여km 떨어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제진검문소 북쪽 300m 지점 숲까지 도주했다.
군은 22일 낮 마을주변 숲속에서 여러 차례 총격전을 벌였다.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동안에도 별다른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오후 5시20분에서야 명파리와 마달리, 배봉리 등 3개 주민 540여명을 대진초교와 대진중고교로 대피하도록 했다.
GOP에서 근무한 임모 병장의 수류탄 투척과 총기 난사로 같은 부대원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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