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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브라주카…파키스탄 女工의 품삯 100원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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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브라주카…파키스탄 女工의 품삯 100원을 기억하라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그래픽=이주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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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월드컵 경기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공인구'만 사용된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는 '브라주카(Brazuca)'다. 공 표면의 독특한 문양은 아마존 강을 형상화했다. 월드컵 공인구로 인정받으려면 정해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FIFA가 공인구를 지정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70년 멕시코월드컵부터이다. 줄곧 독일의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에서 개발해 공급해왔다.

◆ 폴리우레탄 패널 여섯 장 = 아디다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의 비행경로가 불규칙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표면이 너무 매끄럽고 발로 찰 때 마찰력이 적어 공이 받는 힘과 정확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폴리우레탄 패널을 여덟 장에서 여섯 장으로 줄였고, 공기와 마찰을 일으키는 이음선의 길이도 확 줄였다.


반대로 공을 찰 때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표면을 기존의 일자형에서 작은 마름모 형태의 돌기로 구성했다. 공기 주입구를 라텍스로 만들어 불규칙하게 튈 가능성도 최소화했다. 금속판을 향해 시속 50km로 3500번 발사한 뒤 형태와 성능이 유지되는지 확인했고, 2m 높이에서 철판에 열 번 떨어뜨려 가장 높고 낮게 튄 높이 차가 10cm 이내가 되도록 했다.

◆ 빠른 회전력, 일관된 방향성 = 일본 쓰쿠바 대학이 지난달 29일 과학 잡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브라주카는 자블라니, 팀가이스트(Teamgeist), 카푸사(CAFUSA) 등 이미 사용한 각종 공인구에 비해 스피드와 정확성이 탁월했다.


프로그램이 입력된 로봇에게 각 공을 25m 차도록 했는데, 다른 공에 비해 빠른 회전력을 보이면서 같은 곳에 정확히 여러 번 골인되는 일관된 방향성을 보였다. 특히 초속 10~25m의 빠르기로 날아갈 때의 저항력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이 다케시 연구원은 "기존 공인구보다 20%가량 빠른 속도에 정확성과 회전력까지 갖췄다"며 "다른 공보다 촘촘하고 길게 다듬어진 이음매 3.32m의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 테크놀로지의 그늘, 파키스탄 노동자들 = 브라주카는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파키스탄에서 생산한다. 북동부 시알코트에 있는 '포워드 스포츠' 공장이다. 당초 아디다스는 중국 공장에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수작업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 파키스탄으로 눈을 돌렸다. 사업권을 따낸 '포워드 스포츠'는 한 달도 되지 않아 필요한 시설과 인력을 모두 준비했다. 이 회사는 2006 독일 월드컵 때 공인구 팀가이스트의 전체 생산 60%를 맡으면서 노하우를 축적했다. 카와쟈 마수드 아쿠타루 대표는 "우리에게 공인구 제작은 명예의 문제"라며 "꼭 다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팀가이스트는 유럽에서 개당 17만 원에 팔렸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받은 임금은 개당 약 100원이었다. 급여는 이번에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공장은 근로자로 북새통이다. 그 중 90%가 여성이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사상이 강한 나라지만 최근 생계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는 수가 급증했다. 카와쟈 마수드 아쿠타루 대표는 "여성이 남성보다 꼼꼼하고 일도 열심히 한다"고 했다.다섯 살난 아이의 엄마 구루샨 비비 씨는 "월드컵이 해마다 열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먹고 살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 대부분 수작업 가공 = 스카프로 머리와 입을 가린 여성들은 생산라인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기계의 힘을 거의 빌리지 않는데다 시간이 지체되면 불순물이 공에 들어갈 수 있어 쉴 틈이 없다. 구체를 기계의 테이블 위에 고정시킨 뒤 열과 압력을 가해 올바른 모양으로 교정할 때만 기계를 쓴다. 한쪽에서는 바늘로 가죽을 일일이 꿰매고, 다른 쪽에서는 평평한 폴리우레탄에 색을 입힌 뒤 고무 에어백에 붙인다.


생가죽을 부드럽게 만드는 무두질도 여성 근로자들이 직접 한다. 이때 사용하는 약제는 매우 독해 모두 방독면을 쓰고 작업해야 한다. 공 한 개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40여 분. 한 시간에 약 100개를 생산한다. 월드컵 축제를 즐기는 60억 세계인 가운데 이들이 흘리는 피땀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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