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보조금에 울고 웃는 휴대폰 판매점…대박과 쪽박 사이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르포]보조금에 울고 웃는 휴대폰 판매점…대박과 쪽박 사이 보조금 공세가 휴대폰 판매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대박나서 가게 두 군데 더 오픈하고 온라인 판매망도 확대했어요." "벌금에 임대료까지 감당할 길이 없어 조만간 가게를 내놓을 생각입니다."


예측 불허의 보조금 공세가 휴대폰 판매점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쪽에서는 '총알'이 넉넉한 판매업자들이 물량공세를 대대적으로 취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가게 운영비도 건지지 못해 폐업을 걱정하는 업자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15일 오후 경기도 안양의 한 번화가에 위치한 판매점을 찾았다. 주말임을 감안하더라도 근처에 파리만 날리는 다른 판매점들과 달리 이 매장에는 휴대폰을 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게도 20평 정도로 매우 넓은 편이었다.


판매점 주인인 김기현(30)씨는 "이통3사가 영업재개하면서 보조금이 다시 많이 풀리고 있다"며 "지난 10일 대란 때는 대박이 나서 대전과 부산 두 군데에 가게를 새로 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사실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이 더 대박이었다"며 "10일 하루에만 1000대 가까이 팔려 우리끼리는 '잭 팟 터졌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는 업자들은 영업재개 이후에도 '보조금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서울 구로구에서 10년째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해오고 있는 박흥수(45)씨는 10일 대란에 대해 "대란도 벌어들이는 사람들 이야기지 나같은 사람들은 평소와 똑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요즘은 오프라인 매장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총동원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보통 보조금은 그쪽으로 대거 풀린다"며 "나는 뭐든지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이라 오프라인 매장만 고수했는데 이제는 안 될 것 같다"고 판매망 확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박씨의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가게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른 판매점도 적지 않다. 지난 3월13일~5월일까지 이어진 이통3사 영업정지 기간 입은 영업 손실에 폰파라치 신고에 의한 벌금까지 겹치면서다. 영등포에서 5평 남짓한 작은 평수의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성현(37)씨는 보조금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몸서리를 쳤다. 유씨는 "대체 통신시장이 왜 이모양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보조금같은 거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유씨는 4년 전만 해도 영등포, 구로, 금천 일대에 꽤 규모가 큰 판매점을 5군데 운영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휴대폰 장사를 했었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보조금 경쟁이 심해지고, 지난 3월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이통3사가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지금 운영 중인 매장 하나만 남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전에는 한 고객의 '폰파라치(불법 보조금 신고 제도)' 신고로 1000만원 가까운 벌금까지 물었다. 유씨는 "제아무리 재주가 좋은 장사꾼이라도 밀려있는 임대료에 단말기 할부금, 거기다 1000만원 넘는 벌금까지 당해낼 재간은 없다"며 "이달 말까지 가게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차별적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10월부터 시행되기는 하나 업계에서는 단통법의 실효성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기업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몸집을 불린 유통망들은 폰파라치 신고도 무섭지 않을 만큼 박리다매로 휴대폰을 팔아치운다"며 "결국 보조금에 우는 건 규모가 작은 영세업자들"이라고 토로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