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조원 서비스 기사 "비노조원들 비난, 업무 방해 없어져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조합원들이 탈퇴한 전 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욕설을 하면서 근무를 방해하는 장면을 센터를 찾은 고객이 공개했다.
고객은 이 과정에서 '센터 안에 있던 고객들이 놀란 가슴을 달래야 했다'고 적었다.
지난 9일 삼성전자서비스의 사이버 서비스센터 '고객의 소리'에 양산 서비스센터를 찾은 소비자의 불만 섞인 글과 함께 한편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소비자 A씨는 게시판에 "휴대폰 수리 때문에 서비스 센터를 들렀다가 십수명의 노조원들이 서비스센터 기사에게 욕설을 하며 물건들을 집어 던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센터 안에 다른 노조원들도 들어와 일하고 있는 기사에게 욕을 하며 고성을 질러 센터 안의 고객들이 전부 놀란 가슴을 달래야 했다"는 글을 남겼다.
함께 올라온 동영상에선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의 조합원 십수명이 서비스센터에서 거친 욕설을 하고 있다. 휴대폰 수리를 하던 비조합원 수리기사에게 폭언을 하는 장면도 담겨있다. 흥분한 일부 조합원은 수리 기사에게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위도 목격됐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양산 협력사인 (주)양산해피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9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 50여명이 사장을 만나겠다고 센터 안에 들어왔다. 이 중 한 노조원은 휴대폰 서비스 접수를 한 뒤 자신의 차례가 되자 휴대폰 수리기사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양산해피서비스 관계자는 "한 여성 조합원이 '너처럼 일하겠다는 기사들 때문에 염호석씨가 죽은 것'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면서 "이후 계속 시비가 이어지면서 옆에 있던 남성 조합원들이 함께 욕설을 해 고성과 욕설이 오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조합원과 조합원의 싸움을 말리던 다른 휴대폰 수리기사는 성난 조합원이 명함을 집어 던질 때 명함에 눈을 맞아 각막이 손상되는 상해를 입기도 했다.
한때 조합원이었던 해당 휴대폰 수리기사는 노조의 파업 참여 강요를 거부해 노조를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조원들이 집단으로 찾아와 업무를 방해하면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 비조합원들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의 파업이 장기화되자 생계마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특성상 무더운 여름철인 6~8월의 수입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파업의 장기화로 인해 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비노조원 B씨는 "적어도 조합원들이 비조합원들을 비난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사라져야 할 것"이라며 "동료 중 일부가 조합원으로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여름철 성수기 수입이 줄어들며 비수기인 겨울철까지 이어질까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파업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서비스 센터에서 최소 1~2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도 장기화 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는 적어도 서비스센터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비조합원들의 근무를 방해하거나 서비스를 받으러 온 고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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