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외부특강서 전현직 대통령평가…DJ-통일정책 盧-한미관계 MB-권력오만 지적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부터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과거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눈길을 끈다.
본지가 입수한 2006년 9월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정책포럼 강연록을 보면 문 후보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없었으면 확언하건데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다"면서 "만일 이승만 대통령이 그 때 안 계셨다면 대한민국은 공산화 됐다. 그것은 100%, 누가 뭐래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일에 전력투구해서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과 이사를 지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별로 존경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재임기간 중에 물가도 잡고 해서 경제발전을 하는데 상당히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선 "민주주의를 위해서 헌신한 것이 분명히 있고 군부 쿠데타를 종식시키는데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평했다. 그는 "만일 그 때에 '하나회'나 이런 것이 없어지지 않았다면 군부라는 것이 얼마나 지금까지 세력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러면 한국의 정정이 얼마나 불안했을까를 생각하면 김영삼 대통령도 우리가 존경할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존경할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물론 통일 정책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자는 "북한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준 점에 대해서는 (김 전 대통령의 역할이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일깨워주되 상호적인 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사실 실패를 했고 지금까지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미관계는 지금 만일 다음에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나온다면 한미관계는 끝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문 후보자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라는 표현에 대해 기자 후배들에 항상 주의를 줬다고 한다. 그는 "그 사람들은 자기네를 높이려고 국민의 정부라고 하는데 언론이 왜 그것을 국민의 정부라고 쓰느냐, 하다 못해 '김대중 정부'라든지 'DJ정부'라고 써야 한다"면서 "참여정부도 자기가 결정한 참여정부지 국민이 참여정부라고 인정한 적이 어디 있는가, 그런 거 절대 쓰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야박하다. 문 후보자는 2012년 2월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강연에서 총선과 대선의 정세변화를 언급하면서 "어느 정당이 이길 것인지, 어떤 후보가 당선될 것인지 집착할 필요도 없다"면서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명박 정부의 파멸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권력의 오만'인데, 집권과 동시에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는 교만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2006년 강연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해서는 "만난 적은 없지만, 굉장히 수련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이도 많지 않지만 지금까지 20년의 세월을 내공을 쌓는 데 보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굉장히 차분하고 당황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지 아주 침착하게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비록 경험은 없지만 혼자서 쌓은 자기 극복, 내공 또 혼자서 생각했던 비전 그런 것이 쌓여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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