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들러리 서 준 코오롱글로벌 전 직원도 약식 기소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따내기 위해 경쟁업체를 들러리로 세우고 가격 등을 담합한 건설사 법인과 영업팀장이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봉규)는 담합을 주도한 유모 한화건설 영업팀장(51)을 입찰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화건설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한화건설 측의 부탁을 받고 입찰에 참여한 이모 전 코오롱건설 본부장(63)도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2009년 2월 인천 중구 운북하수처리장 증설공사에 입찰하면서 코오롱건설(현 코오롱글로벌)과 짜고 미리 정해놓은 가격에 투찰해 공사를 수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씨는 코오롱건설에 직접 전화를 걸어 투찰 금액을 제시하며,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씨는 한화건설의 요청에 따라 실무자에게 입찰에 참여할 것을 지시했다.
한화건설 측은 코오롱건설 사무실에 직접 직원을 보내 일러 준 금액대로 투찰하는지를 확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건설은 예정가격 대비 94.95%의 금액을 제시해 해당 공사를 따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한화건설에 입찰담합과 관련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28억9400만원을 부과했다. 공사 입찰에 들러리 역할을 한 코오롱글로벌에는 3억3700만원의 과징금 부과 조치를 내렸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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