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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만원짜리 샌들, 9개월째 수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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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명품, 속터지는 늑장수리…국내에 AS센터 거의 없어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이수희(36ㆍ여)씨는 지난 여름 구입한 72만원 짜리 구찌(GUCCI) 샌들을 수선 맡겼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작년 여름에 샌달을 신은 후 10월께 신세계백화점 본점 구찌 매장에 구두 굽 교체 수선을 의뢰했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는 자체 애프터서비스 시스템이 없어 이탈리아 본사에 직접 보내야 하기 때문에 몇달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매장 직원의 설명은 들었지만, 이정도로 오래 걸리는건 이해할 수 없었다. 수선비도 10만원이나 지불했다. 매장 직원은 "8월께 제품이 본사에서 도착할 것 같다"면서 "수선비를 돌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씨는 여름 지나서 샌들을 받아봤자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이 씨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품 브랜드의 AS는 중저가 브랜드보다 못하다"면서 "차라리 국내 명품 수선집에서 수선할 걸 후회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명품이라 불리는 수입 고가(高價) 브랜드가 매년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과 달리 사후수리(AS) 체계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 유명브랜드 19개사의 소비자불만 건수는 총 145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구제된 건수는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브랜드는 수선, 교환, 환불 시스템에 충실하다. 보통 수선은 1년 동안 무상으로 이뤄지고, 한달내 교환과 환불도 가능하다. 하지만 해외 고가브랜드는 사정이 다르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 자체 AS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백화점 명품 매장 관계자는 "해외 고가 브랜드들은 본사에서 AS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직접 수선해줄 수 있는 체계가 없다"면서 "대부분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브랜드 본사에 제품을 접수해 수선해오기 때문에 2~3개월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경쟁이라도 하듯 앞다퉈 제품 가격을 올리는 해외 고가 브랜드들. 하지만 이들 중에서 국내 AS센터를 보유한 브랜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샤넬, 구찌, 불가리, 버버리, 페라가모, 셀린느 등은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AS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AS를 맡긴다고 해도 대부분 비용부담은 소비자의 몫이다. 보통 1년의 보증기간이 있긴 하지만 소모품 비용 등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가방부터 구두, 반지 등까지 매장에 수리를 의뢰하면 10만~50만원의 수선비를 소비자가 지불해야 한다. 실제로 70~80만원이 넘는 구두의 경우 굽을 교체하는데 10만원이 넘게 들고, 반지 치수를 늘리는데 드는 비용도 10만원이 넘는다. 핸드백을 수선할 경우, 제품에 따라 수십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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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소비자들은 명품 매장의 불편한 AS시스템으로 대부분 명품전문수선업체로 향한다. 가격도 절반 수준인데다가 수선기간도 1~2주로 짧아서다. 백화점도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해 명품 전문수선업체를 백화점에 입점시켜 별도의 AS망을 구축하고 있다. 김동주 명동사 대표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명품 수선을 하는 소비자들이 줄긴 했지만, 수십년간 이어온 명품 수선 기술로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에도 직영AS를 통해 서비스 수준의 향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명품 수입업체 관계자는 "해년마다 본사 방침이라는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지만 말고, 일본과 홍콩 등처럼 한국에도 직영 AS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고객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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