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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국회의 나쁜관행 깬 것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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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전슬기 기자] 여야는 29일 나쁜 관행 하나를 깨는데 성공했다. 매번 반복되어왔던 국회의장 공석사태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1994년 6월 국회 의장단 임기를 정한 국회법 개정이 이뤄진 후 전반기 의장 임기 안에 후임의장을 선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에는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지 못해 입법부 수장이 공석사태가 관행처럼 반복되어 왔다.


이 같은 변화된 모습의 뒷면에는 새롭게 진용을 갖춘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지난 8일 새롭게 출범한 양당의 원내지도부는 5월 임시회 소집, 세월호 국정조사 합의, 하반기 원구성 등에 있어 성공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맞기도 했다.

두 원내대표는 기회될 때마다 상대방에 대해 강한 신뢰감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7일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 없는 세월호 국조특위 개최 가능성을 부정하면서 "내가 원내대표 못하면 못했지 그런 건 안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년간 지켜지지 않았던 나쁜 관행을 깬 것은 양당의 새 원내사령탑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었다.

애초에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 선출과 세월호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을 의결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계획서 채택을 두고서 여야 간 이견을 보여 이날 국회는 열리지 않았다. 20년간의 나쁜 관행이 그대로 유지될 뻔 했던 순간이었다.


이번에 달랐던 것은 국회를 찾았던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국회에 있었다는 점이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27일 본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국정조사 의결을 지켜보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가 여야가 다투며 본회의를 열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국회의원들을 향해 "본인 자식들이 물에 빠졌다고 생각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또한 관행을 이야기하는 의원들에게 "관행대로 하면 관행대로 흐지부지 되겠다"며 이번에는 다른 각오로 임해달라고 부탁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요구 등으로 결국 여야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차례 협상을 벌여 29일 오후에 합의에 이르렀고, 심야에 본회의를 열었다. 참석의원은 226명. 6·4지방선거 유세 등으로 전국에 흩어졌던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연락을 받고 전국에서 여의도로 돌아온 것이다. 이 덕분에 국회의장이 없는 사태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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