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백혈병 관련 협상을 재개하는 가운데,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가 삼성에버랜드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것은 결코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28일 밝혔다.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씨는 이날 오후 건설회관에서 열린 삼성전자와의 교섭 직전 기자들과 만나 "유미(딸)가 백혈병이 걸렸을 때 원인이나 병 치료 간호, 치료비, 생계비에 대해 아무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것은 삼성에 제대로 된 노동조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에서 작업장을 안전하게 관리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도 삼성에서는 노동자들이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가 탄압을 받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황씨는 "삼성에버랜드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것은 결코 진정성 있는 교섭 자세가 아니다"며 "삼성에서 앞으로도 노조를 탄압한다면,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삼성은 이미지만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백혈병 문제에 대해 교섭하고는 있지만 한쪽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등과 마찰을 빚고 있는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아울러 황씨는 "이번 교섭부터 삼성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노조 문제에서부터 백혈병 피해자 문제까지 성실하게 응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올림 측이 삼성의 노조 문제를 언급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제 백혈병 산재 논란뿐 아니라 노조 문제까지 함께 풀어야 하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와 반올림, 유족 등은 이날부터 백혈병 문제에 대한 보상 등을 논의하기 위해 재교섭에 나선다.
양측의 협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다가 이달 초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식 사과 및 합당한 보상을 약속하면서 5개월 만에 재개됐다.
이날 협상에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등, 반올림 측에서는 황씨와 이종란 노무사 등이 참석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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