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사장 해외법무·준법지원·IP센터까지 관할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법무팀을 법무실로 승격하고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국내법무팀, 해외법무팀, 준법지원팀을 비롯해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지적재산권 관리 및 소송을 담당하던 IP센터까지 법무실장 산하로 배치하며 승격된 법무실의 업무 권한과 영역을 크게 확대했다.
27일 삼성그룹 및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김상균 삼성그룹 준법경영실장(사장)이 삼성전자 법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기능별로 흩어져 있던 법무 조직들을 김 사장이 이끄는 법무실 산하로 모두 통합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법무 업무의 성격과 역할에 따라 별도의 팀을 나눠 운영해왔다. 전사 법무팀에서는 국내 관련 법무 업무만 맡고 해외 관련 법무 업무는 해외법무팀이 세계 각국의 현지 지사 소속 법무 인력들과 공조해왔다. 컴플라이언스(윤리) 경영 강화를 위해 준법지원실도 별도로 운영했다.
이번 법무실 조직개편을 통해 이들 모든 조직들은 김 사장이 담당하는 법무실 산하 그룹으로 편재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10년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전쟁을 담당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조직된 IP센터도 법무실 산하 조직으로 이동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4월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IP 담당 임직원들을 통합해 IP센터를 설립했다. 애플과의 소송 등 글로벌 특허 분쟁에 대비해 체계적인 특허 전략을 세우고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IP센터는 당시 삼성전자 CEO였던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직속기구로 편재됐다. IP센터장은 미국 특허 변호사로 애플과의 특허를 담당했던 안승호 부사장이 임명됐다.
초기 IP센터는 400여명의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현재는 500여명까지 늘어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변리사 자격 보유자를 대상으로 경력사원 모집에 나서며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그룹의 법무 전략을 총 지휘하는 김상균 사장이 삼성전자로 이동하며 내부에 흩어져 있던 법무팀이 통합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CEO 직속 조직이었던 IP센터까지 법무팀 산하로 편재되며 삼성전자 내 각종 법무 관련 이슈를 법무실장이 총괄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무실 조직개편은 이달 초 미래전략실 팀장들이 삼성전자로 이동한 것과 맥락을 함께 한다. 그룹 팀장을 맡고 있던 사장급 인사들이 삼성전자로 이동하면서 권한과 업무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다 삼성전자로 돌아온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삼성전자로 복귀하며 이건혁 부사장이 미래전략실에서 담당하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을 흡수했다.
정금용 삼성전자 인사지원팀장 역시 인력 조정이 있었던 삼성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 인력들을 적재적소에 배치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에서 이동한 모든 팀장들이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미래전략실의 기능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와 관련된 업무 상당수를 삼성전자 내부에 맡기고 나머지 계열사 진두지휘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관련된 업무의 양이 늘어나고 있는 한편 비주력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전략실 팀장급이 삼성전자로 이동해 현장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전략실은 본연의 업무인 계열사들의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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