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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기대하시라 구관이 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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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넘을까 쏟아지는 질문

[월드컵]기대하시라 구관이 명관 구자철[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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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산책골'. 중앙선 근처에서 일본 선수의 공을 빼앗은 박지성(33)이 공을 30여m나 몰고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에 꽂아 넣었다. 일본 응원단을 덤덤히 바라보며 산책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해 화제가 됐다. 2010년 5월24일,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출정식에서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을 침묵시킨 대한민국 '주장'의 골이었다.

그 뒤 4년.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출정식이 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튀니지와의 친선경기를 겸한다. 딱 일주일 전인 지난 21일, 구자철(25ㆍ마인츠)이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찼다.


주장 박지성과 구자철은 닮았다. 두 선수는 어린나이에 주장이 됐다. 박지성이 2008년 주장으로 선임될 때 26세였다. 역대 최연소 주장이었다. 구자철은 한 살 더 낮췄다. 둘은 포지션도 비슷하다. 구자철은 2011년 아시안컵 때부터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맡았다. 박지성도 여러 포지션을 넘나든 멀티 플레이어였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다.

구자철 입장에서 박지성을 닮았다는 사실은 기쁨이기보다 넘어야할 과제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둔 '캡틴 박'은 경험이 풍부했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출전했다. 특히 2002년에는 대표팀이 4강에 올라 토너먼트 경험도 쌓았다. 매 대회 골도 넣었다. 남아공 월드컵 예선 때는 이란 원정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동점골을 터트렸다. 2010년 한ㆍ일전에서 득점했고,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쐐기골을 넣었다.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고 장기 집권했다. 2008년 10월부터 2년 4개월 간 팀을 이끌었다. 박지성이 주장일 때 대표팀은 23승 12무 7패를 기록했다. 월드컵 원정 첫 16강, 아시안컵 3위도 이 때 이뤘다.


[월드컵]기대하시라 구관이 명관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감독들은 포스트 '캡틴 박' 찾기에 골몰했다. 조광래 전 감독(60)이 선임한 박주영(29ㆍ7승 3무 2패), 최강희 전 감독(55)이 임명한 곽태휘(33ㆍ7승2무4패)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오랫동안 주장완장을 차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 소속팀 변경 등 안팎으로 사정이 겹쳤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는 하대성(29),이청용(26)이 짧게 시험대에 섰다.


현 대표팀에서 구자철은 포스트 '캡틴 박'에 가장 다가선 선수다. 우선 득점력이 있다. 대표선수로 35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었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는 득점왕이 됐다. 대표선수로 10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뽑은 박지성보다 득점을 쌓는 속도가 빠르다. 월드컵에서 득점도 기대된다. 월드컵이나 대표팀 경기 경험이 적을 뿐 연령별 대표팀 경험은 풍부하다. 또 홍 감독은 중요 대회 때 연령별 대표팀 주장으로 구자철을 선택했다. 결과도 좋았다. 2009년 청소년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ㆍ2012년 런던올림픽 때 주장으로 나서 동메달을 땄다. 현재 대표팀은 이 때 구성원이 주축이다.


친화력과 리더십도 강하다는 평이다. 홍 감독은 구자철을 주장으로 선임한 이유를 "선후배들과 친분이 두텁고, 책임감이 강하다"고 했다. 구자철은 동료를 하나하나 잘 챙겨 선수들 사이에서 '구줌마(구자철+아줌마)'로 통할 정도다. 주장으로 선임됐을 때 구자철은 "조금 더 진중하게 다가겠다"며 신중했다. 하지만 27일 인터뷰에서는 주장으로서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좌우를 살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경기력에만 집중하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고 했다. 28일 있을 튀니지와의 경기는 첫 시험대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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