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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한국정치에 던진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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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MBC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차기 리더를 결정짓는 '선택2014'에 시청자 45만8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결과 공개를 기다리고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한국 정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왜 투표를 해야 하는가?

무한도전이 한국정치에 던진 질문들 ▲'무한도전' 당선자가 누굴지 관심을 끌고 있다.(사진:MBC '무한도전'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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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이번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사람은 향후 10년간 무한도전을 이끌며 아이템 선정 등에 있어 무게감(?)을 가질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장난처럼 시작된 이 선거에 대해 지난 17일 방송된 선택2014 후보자 최종 토론회에서 사회자로 나온 정관용 시사평론가는 "이런 선거를 꼭 해야 하냐"고 묻기까지 했다. 이에 유재석과 정형돈은 "저희들은 굉장히 중요한 권한이다"고 답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출연자들의 가족 등 사생활 공개토록 하겠다는 공약에서부터 잘못한 일이 있으면 시청 앞에서 곤장을 때리겠다는 공약, 촬영 당일 화장실에 갈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는 변 총량제 등 다양한 공약들이 내놨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상대방의 공약이 현실화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이를 막기 위해 후보연대, 정치적 딜 등을 시도한다. 어떤 후보가 권력을 쥐는지에 따라 권력의 영향을 받게 되는 출연진의 삶은 엄청난 차이를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리더의 힘을 절감한 출연진들은 누군가의 당선을 위해 또 누군가의 낙선을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사회조직와 구성원들의 삶의 규칙을 정하는 정치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실 정치는 무한도전의 '리더'보다 더 막강한 영향을 가지고 있다. 정치는 정치 그 자체 뿐 아니라 경제, 사회의 모든 법과 규칙을 정할 뿐 아니라 사회적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의가 무엇인지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 급식에서부터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정치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다. 그리고 간접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재의 정치체제에서 선거는 유권자가 주인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행위이다.


무한도의 외침, 실제 정치행위로 이어질까?


무한도전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현재의 선거제도와 같은 사전투표제도를 도입해 주목을 끌었다. 유권자 편의와 투표율 제고를 위해 도입된 사전투표제는 황금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투표율 자체를 결정짓는 변수로 꼽혔다. 하지만 새로 도입된 제도임에도 현실 유권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무한도전은 이번 '선택2014'에서 굳이 사전선거제도를 도입해 반영함으로써 제도에 대한 인식도를 높일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사전투표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찬열 의원은 "무한도전에서 사전투표제도를 알린 덕분에 국민들이 제도를 더 잘 알게 됐을 것으로 본다"며 "의미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의 사전투표는 8만3000명이 참가했다. 전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의 18%가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참고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는 이달 30일과 3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에 상관없이 읍면동 사무소와 군부대 밀집지역에서 이뤄진다. 사전투표를 할 수 있는 곳은 전국 3506곳으으로 선관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검색할 수 있다. 과거 부재자신고와 달리 사전투표 당일에 투표를 원한다면 별도의 신고절차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근처에 있는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는 지난해 보궐선거 등에서 도입됐지만 전국단위선거에서 직접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 보궐선거의 경우 사전투표 이용자는 전체 유권자의 5.4%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제가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참여할지는 그 자체로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전투표시스템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서버에 탑재되는 ‘통합선거인명부’를 통해 관리된다. 따라서 사전투표를 이미 했을 경우 중복투표는 불가능하다.


이것이 너희들의 정치더냐?


지난 2일부터 방송이 시작된 무한도전 '선택2014'는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투표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서 후보자간의 입장에 따라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후보자들의 경우 온라인 투표 비율을 늘리자고 하는 반면, 그 반대편에 속한 사람들은 비율을 낮추자고 주장했다. 이같은 모습은 현실 정치의 지방선거 후보자 결정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공론조사를 할 것인지 여론조사를 할 것인지, 비율은 어떻게 할 것인지, 여론조사 대상은 지지자만을 할 것인지 일반국민을 할 것인지를 두고서 정치권은 지리한 논쟁을 벌였다. 이미 한국 정치의 관행이 되어 버린 이같은 규칙논쟁은 어떤 대표성을 갖는가 보다는 누구에게 더 이익이 되는지를 둘러싼 이해관계에 관한 문제임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정치의 단면을 꼬집는 패러디 또한 만만찮다. 유재석을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선언한 박명수는 2002년 대선의 어느 후보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박명수는 유재석을 공개지지 선언을 한 뒤에 최종토론 중간에 갑작스레 지지를 철회하고 다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후보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은 우리 정치의 단면도를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다.


예능의 외침에 정치가 화답할까?


예능을 통해 정치를 체험시키는 이같은 무한도전의 노력에 현실 정치에서 화답하기도 했다. 천호선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투표당일 '평범한 사람들의 기적'을 외치는 정형돈 지지를 선언했다.(참고로 천 대표의 이같은 행위는 선거 당일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금지하는 선관위 지침을 어겼다.) 천 위원장은 "한사람의 카리스마, 현란한 말솜씨가 아닌 절대다수가 세상을 바꾸게 해달라는 정형돈의 호소가 바로 정의당의 호소"라고 말했다. 천 대표의 지지선언은 17일 방송분에 나왔던 정형돈의 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형돈은 "저희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키가 큰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몸매가 좋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부족한 멤버들 뿐이다"며 "굉장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사회의 절대 다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한사람의 카리스마, 한사람의 현란한 말솜씨가 아닌 절대 다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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