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5월23일, 6월5일 말러 교향곡 연주…NHK심포니 6월1일 내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올해는 '말러리안'이라 불리는 구스타프 말러의 팬들에게 행복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각 오케스트라들이 저마다 말러 교향곡으로 새해의 출발을 알린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말러'는 각종 연주회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향 정명훈이 사랑한 '말러'= 그 중에서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향은 지난 2010년 말러 탄생 150주년과 2011년 서거 100주년을 맞아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라는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전력이 있다. 이후 2011년과 2012년에는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말러 교향곡 1번과 2번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특히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말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울시향은 5월23일 예술의전당에서 '정명훈의 말러 교향곡 5번 : 더 브릴리언트 시리즈 II'라는 이름으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더불어 말러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말러 교향곡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교향곡 5번은 말러가 사랑하는 여인 알마와 결혼을 생각하던 시기에 쓴 곡이다. 당시 건강 문제를 겪기도 했던 말러가 이 시기에 느꼈던 근심과 걱정, 환희가 '교향곡 5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휘자 정명훈이 바스티유를 그만두고 파리로 다시 복귀한 1996년 10월, 파리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곡도 바로 말러 교향곡 5번이었다. 이후에도 1995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과 1997년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무대에서도 이 곡을 선보였다. 말러는 평생을 두고 이 작품을 수정 보완했는데, "말러의 일평생의 경험을 응축시켜놓은 곡"이라는 게 정명훈의 설명이다.
또 6월5일(예술의전당)에는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메조 소프라노 예카테리나 구바노바의 협연으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선보인다. '부활'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종교적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죽음에서 시작해 부활에 이르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교향곡 1번에 대한 혹평으로 좌절해있던 말러는 이 부활 교향곡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197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고별 공연과 1908년 뉴욕 데뷔 공연, 1910년 파리 데뷔 공연 등 중요한 공연 때마다 교향곡 2번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의 협연자인 러시아의 메조소프라노 예카테리나 구바노바는 하이딩크, 게르기예프, 무티, 바렌보임 등과 함께 활동 중인 세계 정상의 성악가다. 2010년 성시연이 지휘한 말러 '대지의 노래'와 2012년 바그너의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막 무대(브랑게네 역)로 국내 무대에도 잘 알려져 있다. 캐슬린 김(김지현)은 2007년부터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소프라노다.
◆전세계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제4번 녹음한 NHK심포니= 6월1일(예술의전당) 일본 최고의 오케스트라 'NHK심포니 오케스트라' 역시 말러 교향곡을 들고 내한한다. NHK심포니는 1930년 전세계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제4번을 녹음한 교향악단이다. 게다가 이 음반은 음악 역사상 두 번째로 녹음된 말러 교향곡 전곡 음반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말러 교향곡 제4번은 교향곡 제2번, 제3번과 함께 3부작을 이루는 곡으로, 세 곡 중에서 가장 밝고 간결하며 아름다운 곡이다.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연상시키며, 구성적으로도 4악장을 제외하면 클래식한 교향곡에 가깝다.
이 작품이 1901년 뮌헨에서 첫 선을 보였을 당시에는 관객들의 환대를 받지 못했다. 많은 청중들이 1악장에서 보다 격렬한 주제를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단순한 진행에 실망한 것이다. 하지만 악상이나 구성 면에서 친숙하게 만들어져 이후에는 말러 교향곡 중에서 가장 빠르게 사랑받는 작품이 됐다. 또 이날 내한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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