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가 3년간 이어진 탈세 관련 소송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미국 정부에 26억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1년 미국인들의 세금 40억달러 탈루를 도왔다며 미국 검찰이 크레디트스위스 직원 7명을 기소하면서 시작된 소송이 종결된 것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뉴욕시 금융서비스국에 7억1500만달러, 미 국세청에 6억7000만달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1억달러 등의 벌금을 낼 예정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번에 낼 벌금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세 의혹과 관련 미국에서 14개 스위스 은행이 형사소송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 중 가장 큰 은행이었다. 따라서 이번 크레디트스위스의 유죄 인정은 다른 13개 은행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달리 UBS는 2009년 탈세를 도왔음을 인정하고 벌금 7억8000만달러를 내고 기소를 면했다. 당시 UBS는 미국 고객 명단도 미 정부에 넘겼다.
UBS와 달리 끝까지 버텼던 크레디트스위스가 상대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 됐다.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소송은 규모에 상관없이 법 위에 군림하는 은행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크레디트스위스가 2004년 크레디요네르(CLSA) 이후 처음으로 미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한 은행이 됐다고 전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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