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포스코를 빼고 나머지는 구조조정 대상이다."
권오준 회장이 내놓은 신경영전략의 핵심 골자다. 이를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철강 산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조정하고, 기업 가치를 강화해 신용등급을 다시 A등급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회장 취임 이후 첫 기업 설명회를 갖고 이 같은 신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권 회장은 '내실 있는 성장'을 내세우고 새로운 경영전략의 핵심 내용으로 ▲철강본업 집중 ▲메가 성장 기반 강화 ▲경영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조정 ▲재무구조 건전화를 선정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2016년까지 현금창출능력(EBITDA) 8조5000억원과 신용등급 A 등급을 회복해 글로벌 톱 수준의 재무구조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단독기준 매출액 32조원, 영업이익 3조원, 9%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연결기준 매출액 78조원 영업이익 5조원, 6%의 영업이익률을 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원천소재와 청정 에너지 소재 2대 영역에서 메가 성장 엔진을 육성하기로 했다. 원천소재 부문에서 리튬과 니켈, 청정 에너지 영역에서 연료전지와 청정 석탄사업(그린 콜)을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인수합병 전략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인수합병은 보수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철강산업은 매각, 지분 인수를 추진키로 했다. 국내 1위권에 속하지 않거나 철강 핵신 사업의 경쟁력 화곱를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비핵심 사업의 정리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우량계열사라도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 경우 지분을 매각하거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구조조정 대상은 함구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면서 "아직 특정회사에 대한 구조조정계획은 확정된 것이 없으나 대상 회사의 경우 신속하게 추진해 조기에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엠텍의 매각에 대해서도 "현재 사업을 중심으로 지분 매각과 구조조정 등 경영 정상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와 관련해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실사 결과로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권 회장은 "포스코 회장이면서 철강협회 회장"이라며 "포스코와 한국 철강업계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방안을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철강 산업의 수익성 강화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그동안 포스코가 확장과 매출 위주의 정책을 펴왔다면 이제는 투자를 회수하고 현금 확보 방안으로 전략 패러대임을 바꿔야 한다"면서 강조했다.
특히 "현금 창출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주업인 철강을 팔아야 하는데, 생산되는 건 한정돼 있으니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 판매비율을 31%에서 41%로 대폭 확대하고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도 충분치 않다면 구조조정과 계획 투자도 재조정해 현금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회장은 이날 포스코 및 계열사의 주가 하락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
권 회장은 인사말에서 "포스코를 믿고 투자해온 분들이 많은데, 몇 년간 실적감소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경제적·심적으로 고생이 심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송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가 하락한 포스코 엠텍과 대우인터내셔널 투자자를 향해서도 "심려끼쳐서 송구스럽다"고 재차 사과했다.
또 한 소액투자자로부터 "매각설로 주가가 폭락했다"는 지적을 받자 "대우인터내셔널이 쓸데없는 정보로 구설에 휩싸이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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