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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러시아가 팔고 벨기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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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국으로부터 경제제재 불이익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지난 3월 루블화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의 20%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재무부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해외자본 유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의 국채 보유량을 기존 1262억달러에서 1004억달러로 258억달러 줄였다. 러시아는 3월에 전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매도한 국가가 됐다. 5개월 연속 매도 행진이기도 하다.

채권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서방국의 경제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팔아 달러 유동성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한 여파로 경제적 불이익을 받으면서 루블화 가치는 올해 들어 5% 넘게 떨어진 상태다.


반면 벨기에는 눈에 띄게 미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수 하고 있다. 3월 벨기에는 미 국채를 402억달러어치 매수해 보유량을 3814억달러로 늘렸다. 3월에만 미 국채를 12%가량 늘렸으며 1년 전 보다는 보유량이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벨기에는 중국(1조27000억달러), 일본(1조2000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 미 국채 보유국으로 자리매김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 국채의 매력이 커졌고, 세계 각국이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국제 예탁결제기관 유로클리어를 통해 미 국채를 매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벨기에 스스로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기보다는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이 비밀리에 미국 국채를 사는 통로로 벨기에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국채 매도세와 벨기에의 매수세가 하나의 고리로 연결 돼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세바스틴 갈리 외환 전략가는 "러시아가 실제로 미 국채를 매도했다기 보다 서방국 경제제재에 대응해 자산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것"이라면서 "벨기에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뉴욕 소재 TD증권의 게나디 골드버그 전략가도 "러시아가 보유한 미 국채가 일부 루블화 하락 방어에 사용되기도 했겠지만 자산이 벨기에 수탁고로 이동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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