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악성 부채가 중국 경제성장률을 2% 아래로 끌어 내리고 세계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출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중국의 부실 부채 비율은 현재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부채 비율은 2008년 104%에서 2012년 134%로 높아졌다. 중국의 부채 비율이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으니 제자리걸음인 부실 부채 비율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국의 과거 기록만 봐도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부실 대출 비율도 상승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1995~1999년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7%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부실 부채 비율은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2000년대 초 중국의 부실 부채 비율은 30%에 근접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부실 부채 비율이 10~20%일지도 모른다"며 "그 규모가 최대 12조위안(약 1976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 사례만 봐도 중국의 부실 부채 비율 발표치가 지나치게 낮음을 알 수 있다"면서 "1980~2008년 신용 팽창을 경험한 33개 국가에 대해 분석해보니 대다수 국가의 부실 부채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에 들어간 중국의 현 부실 부채 비율 발표치보다 훨씬 높았다"고 전했다.
핀란드는 1990년대 초반, 그리스는 2008년 부실 부채 비율이 15% 안팎까지 치솟았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1990년대 말 부실 부채 비율이 기존의 두 배로 급등했다.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우 상당한 불확실성에 따라 부실 부채 비율과 규모 범위를 넓게 잡았다"면서 "추정치를 최대화할 경우 미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만큼 후폭풍이 대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후폭풍으로 중국 은행권이 연쇄 위기를 맞는 것은 물론 그 여파가 세계 경제까지 미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중국의 GDP 성장률이 2%대 밑으로 추락하고 세계 경제성장률은 1%대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