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정부가 연간 해외로 3500억원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국산화에 착수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형 모바일 CPU 코어 상용화 추진계획 설명회'를 열고, 차세대 모바일 CPU 코어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모바일CPU코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중앙연산처리장치(Application Processor)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으로 연산과 제어, 명령어 처리 등 두뇌역할을 담당한다.
산업부측은 그동안 영국 ARM사 등 소수 해외업체가 독점했던 모바일 CPU 코어를 국산화하면 국내 시스템반도체 중소기업의 기술자립과 향후 연간 9억달러 가량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CPU코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81억달러로 PC와 서버용CPU가 170억달러, 모바일 CPU가 115억달러 규모다. ARM사가 8억9000만달러로 모바일 CPU코어 시장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가 모바일 CPU 코어 로열티로 지불하는 금액은 2008년 1800억원에서 2012년에는 3500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중급 CPU코어 시장 공략을 위해 향후 5년간 민관 합동으로 350억원을 투자한다. 중급 CPU코어는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워치, 사물인터넷(IoT), 로봇청소기 등에 적용되며, 동작 속도가 100M㎐에서 1G㎐(32bit)에 해당한다.
아울러 올 하반기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회사(팹리스) 등과 공동으로 기존 국내 개발된 CPU 코어 4종 가운데 최적의 코어를 선정, 상용화 작업을 추진한다.
또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출시를 촉진할 수 있도록 사용자 지원을 전담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프리미엄급 CPU코어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최태현 산업부 소재부품정책관은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4배 이상인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독자적이고 경쟁력 있는 모바일 CPU 확보가 시급하다"며 "한국형 CPU 코어 개발을 통해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수출 570억달러를 달성, 사상 최초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서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메모리 분야에 치우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시스템반도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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