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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주민투표 마무리…러 합병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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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률 90% 육박할 듯…합법성 논란 거세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조목인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와 루간스크주에서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11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미국 CNN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 친(親)러시아 세력들은 80% 이상의 찬성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네츠크주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로만 랴긴 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 종료 직후 "투표율 75%로 출구조사 결과 찬성 89%, 반대 10%이 나왔다"고 밝혔다. 루간스크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투표의 합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투표 과정 중 찬성에 표시된 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되는 등 부정 투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중앙정부 소속 우크라이나 보안국 요원들이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인근에서 투표 용지를 운송하던 현지 주민들로부터 압수한 1만장의 투표용지에는 찬성란에 이미 표시가 돼 있었다.

투표 시간은 제각각이었다. 대다수 투표소에서는 오전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투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크라스노아르메이스크 등 일부 도시에서는 정부군의 분리주의 진압작전으로 투표가 오후 4시에 조기 종료됐다. 막판 투표 독려를 위해 자정까지 운영된 투표소도 있었다.


CNN은 이날 주민투표에 사용된 선거인 명부가 2012년 만들어진 것이었다며 명부에 이름이 없어도 신분증만 제시하면 투표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한 유권자가 여러 번 투표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절차상 문제도 많았다고 전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합법성 논란에도 이번 투표로 우크라이나 정부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부 지역 자치권 확대 차원에서 연방제를 요구하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더 이상 묵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는 투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앙정부와 단절하고 독립공화국 창설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더 나아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가 1주 정도 뒤 러시아로 합병 여부를 묻는 또 다른 주민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동부 지역의 분리·독립 투표가 확산되면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의 조기 대선은 반쪽짜리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병희·조목인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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