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자산 상각 508조원…연쇄 부도 우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경기회복에도 유럽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대금 지급 연기, 지불불능 등으로 올해 유럽 기업들이 상각한 부실자산 규모가 3600억유로(약 508조15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기업들 총매출의 3.1%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억유로 늘어난 것이다. 유럽의 거시지표 개선이 기업의 경영난 해소에 한몫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 기업 신용평가기관인 스웨덴 소재 인테룸 유스티시아가 유럽 33개국의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이들 기업 가운데 75%는 지난해보다 경기가 좋아졌지만 대금 지급 등 자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46%는 대금 지급 중단 및 지연 위험이 오히려 높아졌다고 답했다. 40%는 이와 같은 상황으로 신규 직원 채용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럽 제조업체들은 협력업체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뒤 계약서상의 날짜보다 평균 57일 늦게 대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기업들의 경우 85일, 스페인 75일 등 남유럽 기업의 대금 지급 지연 일수는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스웨덴 기업들의 경우 7~8일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고위험 채권 발행을 늘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로화로 발행된 투자 부적격 등급 회사채 규모는 185억유로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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