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밤샘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생존자 가족들이 시위에 합류했다.
세월호 침몰 24일째인 9일 오전 10시50분께 세월호 생존자 가족들이 안산에서 희생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했다.
생존자 가족들은 정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들의 처벌이 필요하다며 오늘 오전부터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안산 단원고 2학년1반 장혜진양의 아버지라고 밝힌 생존자 가족은 "여기에는 내 딸과 친한 아이 부모, 또 집사람 사돈의 조카도 있다. 앞으로 세월호 사고의 진상 규명 및 책임자 문책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생존자 가족의 발언에 희생자 가족들은 "너희들이라도 살아줘서 고맙다"며 박수로 화답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가족들은 ▲세월호 대표단들의 박근혜 대통령 면담 ▲세월호 사고와 교통사고를 비교해 물의를 빚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사과 및 사임 ▲정부의 정확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김병권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는 "가만히 있는 사람 말로 계속 죽이는 게 공영방송이냐"며 "보도국장의 사임과 KBS 사장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이모씨는 "우리는 이득을 위해 집단행동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발언에 대한 사죄를 받기 위해 온 것인데 KBS 측에서 사죄는커녕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니까 이곳으로 온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앞서 KBS 측 간부들이 합동 분향소에서 KBS 보도국장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유가족들에게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하기도 했다.
단원고 빈하영 학생의 아버지라고 밝힌 실종자 부모는 "KBS 간부란 사람이 경호원을 여럿 끌고 분향소에 왔길래 관련 내용을 묻자 자신은 모른다고 웃기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세월호 사고 침몰 사고 가족들은 요구사항이 진행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몇몇 KBS 기자들 앞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BS 측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발언은 한 달에 교통사고로만 500명이 사망하는 문제에 그동안 둔감했는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