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가 갑자기 교체됐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하드웨어 혁신의 한계에 따라 디자인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디자인팀 수장의 직급이 부사장에서 상무로 오히려 낮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장동훈 부사장이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이민혁 상무가 선임됐다. 이 상무는 지난 2010년 말 차장에서 상무로 파격 승진하며 최연소(당시 38세) 임원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블루블랙폰, 벤츠폰 등 인기 휴대전화 디자인에 참여했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대 히트작인 갤럭시S3를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장 부사장은 디자인팀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겸임하던 디자인경영센터 디자인전략팀장직만 수행한다. 이화여대 교수를 거쳐 2006년 디자인팀 상무로 삼성전자에 합류한 그는 지난 2012년 말 부사장 승진과 함께 1년4개월여간 디자인팀 수장을 맡았다. 디자인팀에서 일하면서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 디자인 및 사용자경험(UX) 개발을 총괄해왔다.
삼성전자는 "장동훈 부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직속 디자인경영센터 조직을 전담하며 스마트폰·태블릿PC뿐만 아니라 TV·가전 등 디자인까지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이번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갤럭시S5의 디자인이 혁신적이지 않다는 반응 때문에 교체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 부사장은 지난달 말 스스로 디자인팀 팀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갤럭시S5 디자인에 대한 해외 혹평 등으로 내외부적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갤럭시S5 디자인에 대해 일부 외신은 '반창고를 연상시키는 후면 디자인', '컨베이어 벨트에서 찍어낸 싸구려 디자인' 등의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장 부사장은 인사가 나기 일주일여 전인 지난달 22일만 해도 갤럭시S5의 디자인 혹평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갤럭시S5는 수백 개의 디자인을 거쳐 선정된 명품"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상무는 젊은 피로서 디자인팀을 이끌게 된 만큼 갤럭시 시리즈의 디자인에 색다른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가 이끄는 디자인팀의 결과물은 내년 선보일 갤럭시S6 이후부터 나올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기존에 디자인팀 소속이던 UX그룹을 팀으로 격상하고 이원식 전무를 팀장에 임명했다. UX팀은 스마트폰 화면구성과 사용자 환경 등을 담당하며,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하드웨어 디자인 못지않게 스마트폰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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