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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에만 1만개 썼죠"…'삼성 기어 핏' 디스플레이 개발팀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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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없던 기술 개발로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MWC 2014 현장 분위기 보고 나서 "터졌다" 환호

"테스트에만 1만개 썼죠"…'삼성 기어 핏' 디스플레이 개발팀 만나보니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 개발팀의 이선율 책임연구원, 안형철 책임연구원, 이종수 책임연구원, 채병훈 수석연구원(왼쪽부터)이 손목에 '커브드 슈퍼 아몰레드'를 탑재한 삼성 기어 핏을 착용한 후 기어 핏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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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 2월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 'MWC 2014'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갤럭시S5 발표 무대. '삼성 기어 핏'의 등장에 좌중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에서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장의 반응을 노심초사 지켜 보던 삼성디스플레이 개발팀 팀원들은 "이제야 정말 제대로 터졌다"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기어 핏에 탑재된 '커브드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본격 개발에 밤낮도, 휴일도 없이 몰두한 지난 6개월여의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난 기어 핏 개발 주역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 개발팀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채병훈 수석연구원과 이종수, 안형철, 이선율 책임연구원은 기어 핏을 찬 손목을 들어보이며 입을 모아 "이게 바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 준 기어 핏"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크기 1.84인치, 곡률 57R인 플렉서블 OLED. 개발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플렉서블 OLED는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 필름 기판을 적용해 휘거나 구부릴 수 있고 충격에 강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패널을 수분, 공기로부터 보호하는 공정인 박막봉지가 평면 OLED 대비 매우 까다로워 높은 기술력을 요한다. 갤럭시 라운드 출시 때의 플렉서블 OLED 첫 상용화 경험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개발 난제가 산적했다.

채 연구원은 "갤럭시 라운드(크기 5.7인치, 곡률 400R)보다 작고 많이 휜 만큼 더 세밀하고 꼼꼼한 설계와 공정이 필요했다"며 "이에 맞춰 장비도 모두 새로 도입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종수 연구원은 "평면 OLED와는 달리 커브드 OLED는 굴절이 있어 휘어진 디스플레이와 휘어진 윈도우(강화유리)를 빈틈없이 정교하게 부착하는 작업에 특히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부품을 디스플레이 어느 위치에 배치할 지 결정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디스플레이가 휜 상태를 견뎌야 하는데 부품을 부착할 때 휠 수 있는 것과 휘어서는 안되는 것을 나눠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디스플레이 오작동과 불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수천 번의 반복실험, 밤샘작업, 릴레이 회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답답했다. 불안, 초조함이 사실 개발팀에겐 더 큰 부담이었다.


안 연구원은 "기존에 없던 기술이고 우리가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만큼 레퍼런스도, 벤치마킹 대상도 없었다"며 "우리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실제 제품이 출시됐을 때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같은 불안을 떨칠 수 있었던 것 또한 밤낮, 휴일없이 이어지는 실험과 회의였다. 개발팀은 매주 토요일마다 사장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를 통해 기술 수준을 높여 나갔다. "수율을 평면 OLED 제품 수준까지 끌어 올리라"는 등의 강도 높은 주문을 맞추려고 노력한 결과 제품·기술력에 대한 확신,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높아지기 시작했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혹 테스트'라고 불릴 정도의 강도 높은 신뢰성 검증 과정도 거쳤다.


채 연구원은 "제품 테스트 시간을 평면 OLED(500시간)의 두 배인 1000시간으로 늘렸다"며 "디스플레이가 손목을 감쌀 경우 땀이나 피지에 노출된다는 점을 감안해 염수 분무ㆍ인공피지ㆍ고온ㆍ고습 테스트 등을 진행해 가혹한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지를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테스트에 1만 개 이상의 제품을 썼다.


이렇게 탄생한 커브드 슈퍼 아몰레드를 탑재한 삼성 기어 핏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1일 글로벌 시장 출시 후 열흘만에 초기 물량 25만대가 완판되는 등 열풍 수준이다.


이선율 연구원은 "새로운 제품이라 내부의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기어 핏의 성공으로 이제는 기대가 더 많아졌다"며 "그 동안 회사 내에서 돈만 쓰는 부서로 여겨졌던 플렉서블 개발팀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어 핏의 성공을 시작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를 활용한 시장도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개발팀은 예상했다. 손목에 감싸는 스마트폰, 접을 수 있는 태블릿, 돌돌 말리는 교과서의 등장도 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 연구원은 "삼성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기술 혁신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시장의 기대와 요구도 훨씬 강력하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할 것이며 그 한계는 오로지 우리의 상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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