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당국·이종인 대표간 불협화음에 논란만 무성
[진도(전남)=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사고 13일째를 맞는 28일. 사고해역의 기상악화와 선체 내부의 장애물 등의 악조건 탓에 수색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다이빙 벨 투입'을 중심으로 한 각종 논란만 무성한 상황이다.
특히 사고 초기 부실 대응으로 참사를 낳게 한 정부와 해경 등 구조당국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이 '다이빙벨 투입' 논란으로 폭발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작업에 잠수사들이 장시간 물속에 머물면서 수색 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인 '다이빙 벨'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다이빙 벨이 사고해역에 적합하지 않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20시간 잠수는 불가능하다'며 투입을 거부해왔다.
결국 실종자 가족들이 지난 24일 이주영 해수부 장관을 붙잡고 연좌농성을 하고서야 투입이 결정됐다. 그러나 이미 사고 발생 9일째로 평소보다 물살이 약해지는 소조기를 지나 보낸 후였다.
다이빙 벨은 지난 25일일 사고 해역으로 투입됐으나 바지선 고정 작업에 실패하면서 26일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기상악화에 바지선을 고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이빙 벨 수색 작업 투입 실패 직후 팽목항으로 돌아온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실패 이유를 내부 불협화음과 날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일하던 사람도 실적 등이 지지부진한데 새로운 사람들이 투입돼 바지를 괴겠다고 해 불협화음이 있었다"며 "여태껏 해왔던 작업에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고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은 28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지를 대는 과정에서 일부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서 제지를 했고 이에 이종인 대표가 철수를 했다"며 "이 외의 특별한 불협화음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이빙벨 투입이 이 같이 논란을 빚는 데에는 이종인 대표에 대한 정부와 구조당국의 뿌리 깊은 반감과 불신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해군과 해경 등의 관계자들은 다이빙벨을 투입하기 전부터 이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해군의 한 간부는 이 과정에서 다이빙벨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반감에는 이 대표가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점이 작용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이빙 벨은 28일 오전 현재 진도 사고 해역 기상 여건이 좋아지길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해역은 29일 대조기에 접어들면서 유속이 더 빨라질 전망이어서 다이빙 벨의 투입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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