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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발목잡기'는 옛말…본전도 못 건진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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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생활가전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방을 견제하기 위한 1·2위 업체간의 소송전이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소송에서 패배하면서 본래 목적인 견제는커녕 정작 자사 이미지와 업계에만 흙탕물을 끼얹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전기밥솥 1위업체인 쿠쿠전자는 최근 리홈쿠첸과의 법정다툼에서 연전연패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3일 쿠쿠전자 측이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6월 리홈쿠첸이 자사 전기밥솥의 증기배출장치·분리형 커버 관련 기술특허를 침해했다며 법원에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


쿠쿠전자는 지난 11일 전기압력 보온밥솥의 특허무효 심판에서 패배한 데 이어 가처분신청에서도 지며 '2전 2패'를 기록했다. 물론 아직 분리형 커버 관련 특허무효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송 전체가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관련 특허 침해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만큼 나머지 특허무효소송에서도 쿠쿠전자 측의 패색이 짙다.

안마의자 제작 업체 바디프랜드도 동양매직에 완패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동양매직이 자사의 안마의자 렌탈방식을 도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지만, 공정위는 지난 2월 "렌탈방식은 이미 시장에 공개된 보편적 판매 방식으로, 유사하게 사용했다 하더라도 기술의 부당이용으로 볼 수 없다"며 동양매직의 손을 들어줬다.


동양매직에 대해 같은 이유로 제기한 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도 지난해 10월 스스로 취하했다. 당시 바디프랜드는 '모기업 동양이 어려움에 처해 있어 승소한다고 해도 손해배상 청구액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며 취하 이유를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승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괜한 타사 발목잡기로 자사의 이미지에만 먹칠을 한 것이다.


국내 보일러업계의 큰형님격인 귀뚜라미보일러도 공정위 신고를 통한 경쟁사 흠집잡기에 나섰지만 몇 년째 실패만 거듭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지난 2012년부터 경동나비엔이 TV광고 등에 대해 사용한 '국가대표'·'국내 1등' 등의 문구가 잘못됐다며 공정위와 방송심의위원회에 신고했지만 현재 총 6건 중 4건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상태다.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하기보다 소송과 신고 등을 통해 경쟁사 발목잡기에 나서는 것은 업계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생활가전 업계 관계자는 "소송할 시간에 자사 역량 강화에 좀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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