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금융당국이 청해진해운 계열사에 대출을 해 준 금융사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다. 청해진해운의 실 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사실상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모신용협동조합에도 신협중앙회의 현장 조사 후 필요시 특별검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세모신협과 같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만든 한평신협, 인평신협도 조만간 현장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감원은 24일 "청해진해운 계열사에 대출을 취급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25일부터 특별검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특검 대상 은행은 산업은행, 경남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4곳이다. 이번 특검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기획검사국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들을 대상으로 불법대출 여부 및 대출채권에 대한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유병언 전 회장 일가와 구원파라는 종교단체로 엮여 있는 신용협동조합들에 대한 전방위조사에도 나섰다. 신협 감독권을 갖고 있는 신협중앙회는 금감원의 요청에 따라 이날 세모신협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서면으로 작성된 재무재표와 대출 서류 허위 조작 여부 등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모신협은 유 전 회장이 이끌어 왔던 구원파의 신도들이 출자해 만든 신용협동조합이다. 금융당국은 세모신협 조사 결과에 따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한평신협과 인천 지역조합인 인평신협도 곧 현장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금감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들은 세모신협으로부터 장·단기차입금을 끌어다 쓴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지난해 세모신협으로부터 연 이자율 6.00%, 5000만원을 단기 차입했다.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각각 19.44%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모신협은 계열사 직원들의 출자로 1994년 설립돼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신용조합이다. 자산규모는 75억원, 조합원수는 659명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금감원은 청해진해운 외에도 모든 여객선사의 부실대출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앞서 금감원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된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21세기,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의 대출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키로 한 바 있다.해당 결과는 수사당국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여객선사에 대한 대출에는 안전기준을 가중해 꼼꼼히 살피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여객선사에 대출 시 불법 증축이나 개조 등 안전 기준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방향으로 지도할 계획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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