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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사슴 같던 한지민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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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사슴 같던 한지민은 잊어라 '역린' 포스터의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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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영화 '역린'(감독 이재규)이 뜨거운 기대 속에 22일 오후 베일을 벗었다. 영화 관계자들은 물론 홍보 담당자, 취재진들까지 몰려 극장은 북적였다. 작품은 예상대로 웅장한 스케일과 남다른 영상미를 자랑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엇갈린 운명과 역사 속에 감춰졌던 숨막히는 24시간을 그린 영화다.


극중 한지민은 궁내 최고 야심가 정순왕후를 연기했다. 첫 등장부터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그는 현빈(정조 역)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기존의 '청초미'를 벗어던졌다.

착하고 순한 얼굴을 지녀 단아한 이미지의 대명사로 떠오른 한지민은 자신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악독한 여인으로 변신했다.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큰 눈에는 야망과 독기를 가득 채웠다.


극 중 정순왕후는 영조(정조의 할아버지)의 젊은 계비로, 사도세자를 죽게 한 노론의 수장이다. 정조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옥죈다.

[역린]사슴 같던 한지민은 잊어라 영화 '역린'의 한지민


한지민은 현빈과 김성령 사이를 오가며 권력을 향한 야망을 드러낸다. 자신을 배신한 어린 궁녀 복빙의 양볼을 움켜쥐며 두 눈을 번뜩일 때에는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다.


독특한 말투도 눈길을 끈다. 극 초반 정조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는 그의 어투가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궁에 들어와 권력을 쥔, 다소 철 없는 야망가 캐릭터에 몰입한 흔적이 묻어난다.


한지민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한 번 쯤은 악역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감사하게 이재규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며 "나쁜 인물이라는 생각보다는 신 안에서 감정을 생각하려 감독님과 이야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 번 더 감독에게 고마워해야 할 듯하다. 감독은 한지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만을 프레임에 담아냈다. 자칫하면 아름다운 도전이 미모에 묻힐 위험도 있을 정도로.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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