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혁 기자] “제가 주식을 팔겠습니까? 오히려 자본금이 늘어 부채비율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박민관 우양에이치씨 대표는 18일 시장 일각에서 일고 있는 지분 매각 우려를 일축했다. 우양에이치씨는 1993년 설립된 플랜트기자재 전문 생산업체로 화공과 발전, 해양플랜트 관련 제품들을 주로 만들고 있다. 특히 세계 2위 정유업체인 셰브론필립스가 진행하고 있는 셰일가스 프로젝트와 관련해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우양에이치씨의 성장성을 주시하면서도 박 대표가 지난해 말 주식으로 전환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75억원을 포함, 잠재적으로 매물화될 수 있는 물량을 우려하고 있다. 박 대표는 미행사 BW 물량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지분의 오버행 이슈보다는 기업의 성장성을 믿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23%에 달하는 사모펀드 보유 지분에 대해서는 “회사의 중장기 로드맵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며 최소 2~3년 동안은 물량이 출회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개발 붐이 나타나고 있는 셰일가스는 기존 가스에 비해 원가절감 효과가 탁월해 향후 중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활발하게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우양에이치씨가 공급하는 '루프 리액터(LOOP REACTOR)'는 열과 압력을 가해 에틸렌이나 폴리에틸렌 등을 뽑아내는 장치로 셰일가스 프로젝트의 필수 기자재로 꼽힌다.
최현재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 3월 말 이후 공시 기준 신규수주에서 셰일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상회하고 있다”며 “셰브론필립스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동사의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박 대표는 밖으로는 투자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는 한편, 엔지니어들과 함께 독자적인 기술력을 쌓아가기 위해 밤낮을 불문하고 일에 매달렸다.
설립 20년 만에 업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은 비결에 대해 박 대표는 “납기가 곧 기술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최근 5~6년 동안 납기 문제를 단 한 건도 일으키지 않은 점이 저희의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끊임없는 신공법 개발로 철저히 납기를 지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 제1공장, 제2공장과 함께 올해 일부 증설에 들어가는 제3공장까지 평택항과 인접한 접근성도 우양에이치씨만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평균 20%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어가던 우양에이치씨는 지난해 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신규 플랜트 발주가 다소 주춤하고 오버행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고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수주 목표 3100억원 가운데 이미 1분기 910억원을 달성했고 최근 셰일가스 관련 수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다시 실적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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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혁 기자 coral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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