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 장기화로 투자손실 둘러싼 분쟁 급증…소송액 1년새 1039억 늘고 건수 42건 증가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증시 침체 장기화로 투자손실을 둘러싼 크고 작은 분쟁이 늘면서 증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들의 소송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총 1조122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1039억원(10.2%)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소송 건수도 395건으로 42건(11.9%) 늘었다.
소송금액이 가장 큰 곳은 도이치증권으로 1915억원대 피소를 당했다. 이는 대부분 2010년 11월11일 옵션만기 사태 때 코스피200 구성 종목 2조4424억원어치를 매도해 부당 이득을 취한 것과 관련해 소송을 당한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을 비롯해 키움증권, 교보증권, 국민은행, LIG손해보험 등이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당시 도이치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또 검찰에 고발돼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도이치증권에 이어 소송금액이 많은 곳은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LIG건설 기업어음(CP) 및 '우리파워인컴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피소됐다. 대여금 및 수취채권과 관련한 근저당권 말소 소송도 진행 중이다.
하나대투증권도 993억원 규모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중 도이치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옵션만기 소송(764억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진행 중인 소송 건수가 49건으로 가장 많았다. 소송 규모도 75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동양사태로 인한 계열사 회사채 및 CP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송 등이 포함돼 있다.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은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해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SK증권은 '산은퍼스트쉽핑' 등 선박회사 대표의 사기로 부실화된 선박펀드와 관련해 삼성생명, LIG손해보험,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총 600억원대 소송을 당한 상태다. SK증권은 이 선박금융의 주선사였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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