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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마음 알아채는 빅데이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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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경영패러다임 3.0] 비오는 날, 소시지빵 생각나는 거 어찌 알았지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빅 데이터(big data)가 마케팅과 소비자 행동 예측의 새로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직관이나 상식, 경험, 통념 등에 의존하던 과거 방식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데이터화하고 이를 공공서비스나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사례로 진화하는 것이다.

국내에만 2만5000개 가량이 운영되는 편의점 본사는 계절, 기온, 날씨, 기념일 등의 정보를 가맹점에 주고 발주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일찍부터 정착시켜 점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온대별로 잘팔리는 상품이나 계절, 날씨, 요일별 과거 판매데이터 등이 그러한 사례다. 시간대별로는 아침시간대에는 간편식이나 우유, 점심시간에는 도시락 등 식사대용품, 오후에는 간식과 차류, 저녁과 심야에는 숙취음료나 맥주, 안주거리가 잘팔린다는 식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편의점 CU의 경우 금융기관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의 분석보고서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주들에게 제공해 호평받고 있다. 같은 구역내 10여개 정도의 편의점을 담당하고 있는 스토어컨설턴트(SC)들이 관할 점포를 직접 방문해 매월 한차례 또는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특정 이벤트 기간에 설명을 곁들여 분석보고서를 전달한다.


CU는 방대한 빅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점포와 동일한 입지조건을 갖고 있는 전국 다른 점포의 매출추이나 인기품목 정보 등을 제공한다.


연정욱 CU 팀장은 "과거 경험에 의존해 말로 전달하던 것에서 탈피해 실제 데이터를 공급했더니 본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효과가 생겼다"며 "기존에 편의점들이 양적성장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점포당 매출 향상 등 질적성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식품 기업 중 빅 데이터 활용 마케팅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곳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피곤한 월요일 2시16분, 푸딩하자!"라는 세일즈 톡(Sales Talk)을 신호탄으로 빅 데이터에 근거한 고객밀착형 마케팅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개인정보 취득 없이 수집이 가능한 블로그, 트위터 등 온라인상의 6억5000만여 건 정보들을 토대로 요일별 피로도를 분석했다. 결국 '월요일 오후 2시16분에 가장 피곤하며 이 때 달콤한 음식이 필요하다'는 빅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얻었다.


CJ제일제당이 빅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대중적 마케팅만으로는 더 이상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내ㆍ외부 데이터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포털사이트나 SNS 등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생산하는 정보를 통해 식품 트렌드를 읽고 소비자 구매행동 유도요인을 파악하자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새롭게 개편된 트렌드전략팀을 중심으로 현재 80여건이 넘는 빅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다음달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매실철을 맞아 몸에 설탕이 흡수되는 것을 줄이면서도 입자가 고와 매실청 담그기에 편리한 백설 자일로스설탕을 연계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트렌드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요리하는 아빠를 대상으로 한 냉동식품, 소스제품 연계 마케팅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은 남편의 요리 패턴이 주말과 캠핑 때 몰리고, 밥과 반찬보다는 일품 요리나 메인 메뉴를 주로 요리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김태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은 "빅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요구를 충족시키는 고객밀착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때"라며 빅 데이터 분석과 진단을 통한 세분화된 마케팅 강화 계획을 밝혔다.


날씨 마케팅으로 유명한 파리바게뜨는 빅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진열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공급자 위주의 진열 방식을 고객 동선이나 눈높이, 자주 찾는 빈도 등에 따라 바꾸겠다는 것으로 연내에 매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가 빅 데이터 활용을 강화하게 된 것은 2012년부터 전국의 각 지역별 일매출과 기상자료를 통계로 낸 '날씨판매지수'를 마케팅에 활용해 히트시킨 덕분이다.


날씨판매지수는 가맹점에서는 판매량을 예측하고 주문량을 조절할 수 있게 해 찬스로스(Chance Lossㆍ판매할 제품이 없어 발생하는 손실)를 방지하고 재고 부담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예를 들면 27도 이상의 맑은 날씨에는 샌드위치가 가장 잘 팔리고, 비가 오는 20도 안팎 쌀쌀한 날씨에는 피자빵, 소시지빵 등 고명을 올린 조리빵이 잘 팔린다는 식이다.


빅 데이터 활용은 민간부문에서만 활발한 것은 아니다. 서울시가 심야버스 노선을 만들때 빅 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는 공공부문 빅 데이터 사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의미없이 쌓아놨다 폐기했던 정보를 활용해 실제 시민생활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다.


시는 KT의 통화량 통계 데이터와 시가 보유한 교통 데이터를 융합ㆍ분석해 심야버스 노선을 개선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시는 유동인구가 홍익대, 동대문, 신림역, 강남, 종로 등의 순으로 많은 것을 파악했고, 강남, 신림, 홍대, 건대입구 등이 심야 교통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시는 노선별, 요일별로 패턴을 분석해 심야버스 노선을 최적화했고, 요일별 배차간격을 조정해 '올빼미버스'를 선보여 시민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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