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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연맹, 성추행·폭언 논란 여자대표팀 코치·감독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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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대한컬링경기연맹이 9일 법제상벌위원회를 열어 성추행·폭언·기부강요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킨 컬링여자국가대표팀 최모 코치와 정모 감독에게 각각 영구제명과 자격정지 5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컬링연맹은 지난달 28일 대한체육회와 함께 변호사, 교수, 심리상담사가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3월31일과 4월3일 이틀에 걸쳐 피해 당사자인 경기도청 여자팀 선수들과 혐의자인 최 코치 및 정 감독을 출석시켜 7시간에 걸쳐 진술과 증거자료를 제출받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했다.

컬링연맹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정 감독과 최 코치는 정신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훈련기간은 물론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대회 중에도 상시적으로 심한 욕설과 폭언을 가해 선수들이 제대로 경기를 치르기 어려울 정도의 공포심과 인간적 모멸감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최 코치는 경기에 지거나 경기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시로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 이번 선수들의 집단 사표 제출 사건도 이런 강압적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 코치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 선수들이 거부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신체적 접촉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반면 최 코치는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감독과 최 코치는 컬링연맹에서 국가대표팀 훈련지원금으로 지급한 금액 중 사용 후 잔액을 반납하지 않은 사실도 발견돼 컬링연맹이 대한체육회에 감사를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일부 언론매체에 보도된 기부강요 혐의는 정 감독과 최 코치가 선수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팀 차원의 기부계획이 있다는 표현을 한 것이 와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선수들 역시 기부와 관련해서는 정 감독과 최 코치에게 직접 들은 내용이 전혀 없었고, 본인들이 기부강요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컬링연맹은 "지도자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고통을 호소할 정도로 언어적 폭력을 행사하고, 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훈련지원금을 적절치 않게 관리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행위이므로 최 코치와 정 감독에게 가장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면서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연맹 내부 감사를 강화하고, 선수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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