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개장 직후 급락하며 1050원을 내준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마저 위협하고 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오전 10시 50분 현재 달러당 원화값이 1040.95원까지 하락했다. 전종가대비 하락폭은 11.25원에 이른다.
이날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6.2원 급락하며 1050원을 하향 돌파한 뒤 오전 9시 10분 현재 1045.50원을 기록했다. 시간이 흐르며 낙폭은 점점 확대되는 분위기다. 오전 10시 28분 현재 환율은 전일대비 7.90원 떨어진 1044.30원을 나타냈고, 10시 50분 무렵엔 104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장중 1050원이 무너진 건 올해 1월 2일(1048.3원) 이후 약 3개월만이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떨어진 날은 2008년 8월20일(1049.3원) 이후 5년 8개월 사이 한 번도 없었다.
같은 시각 글로벌 달러화 약세 속에서 도쿄외환시장의 엔화도 강세를 이어갔다. "추가 양적완화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이 한 몫을 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달러당 엔은 전날보다 0.60엔 하락한 101.92엔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5년 사이 강력한 하단 저지선을 형성했던 1050원이 무너지면서 장을 살펴온 대기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전승지 삼성선물연구원은 "밤사이 달러화 약세가 계속됐고,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이어진데다 주가가 올라 원화강세가 나타났다"면서 "신흥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다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도 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심리적으로 중요한 저지선이었던 1050원이 무너져 당분간 낙폭이 확대되면서 이런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환율 급락 속에서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2000선을 돌파한 뒤 오전 10시 41분 현재 1996.65로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