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면세점 '명품시계 싹쓸이族'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명품시계 시장에는 불황도 남의 나라 얘기다. 해외 고가 시계 브랜드가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국내 명품시계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성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이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 명품 시계를 싹쓸이한 덕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지난해 2156억477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1538억6924만원)보다 40.1% 늘어난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8.1%, 261.9% 늘어난 221억2172만원과 172억542만원을 기록했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오메가ㆍ브레게ㆍ스와치ㆍ티파니앤코 등의 브랜드를 유통하는 회사다.
한국로렉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59억4874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1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3% 늘어난 91억655만원을, 당기순이익은 26.9% 증가한 80억6652만원.
3월 결산법인(2012년 4월 1일~2013년 3월 31일)인 리치몬트코리아 역시 4139억5020만원의 매출액으로 전년보다 23.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8%, 16.5% 늘어난 207억8547만원과 143억2543만원을 기록했다. 리치몬트코리아는 IWC, 피아제, 보메메르시에, 바쉐론 콘스탄틴, 예거르쿨트르(JLC), 파네라이, 로저 드뷔 등의 시계 브랜드와 반클리프&아펠, 까르띠에 등의 주얼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명품 시계 브랜드의 선전은 경기침체로 대다수 명품 브랜드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과 상반된 결과다. 고가 시계가 잘 팔린 데는 남성들의 소비 증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고가 시계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남성이 늘면서 시계브랜드의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고가 명품 시계 마니아가 생겨나고 남들과 차별화되는 고가품과 한정판 시계에도 열광하고 있다. 게다가 해외 고가 시계는 가치가 크게 하락하지 않아 재테크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고가 시계에 대한 중국 부유층 관광객들의 수요도 급증했다. 한국시장은 신제품 입고가 빠른데다 가격도 중국보다 싸다. 짝퉁도 드물어 안심하고 살 수 있다.
반면 해외 명품 브랜드인 펜디, 불가리 등의 수익성은 나빠졌다. 지난해 펜디코리아의 영업이익은 5억8608만원으로 전년보다 66.6% 줄었다. 매출액도 4% 줄었다. 불가리코리아도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0.7%, 3% 감소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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