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브로세티 포럼서 ECB 양적완화 논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 논란이 또 다시 유럽 정치권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에서 열린 연례 암브로세티 경제포럼에서 유럽 정부의 ECB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이 ECB의 경기 부양책에만 의지하면서 각 국의 경제 구조개혁에는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포럼 참석자들은 중요한 것은 ECB의 통화정책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구조개혁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식품·자동차 부품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이탈리아 대기업 CIR의 로돌포 드 베네데티 회장은 "지난 수 년간 많은 구조적 문제들이 있었음에도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ECB의 한 고위 관계자도 "통화정책이 모든 것을 달성할 수 없다"며 "유럽이 중앙은행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ECB의 부양 대책이 정치권의 구조개혁 정책과 맞물려 논란을 낳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9월 ECB가 발표했던 무제한 유로존 국채 매입 계획인 전면적 통화정책(OMT)도 많은 논란을 낳았다. 당시 위기에 빠졌던 스페인 정부는 ECB에 서둘러 자국 국채를 매입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ECB는 구조개혁 대책을 먼저 내놓으라며 스페인 정부와 충돌한 바 있다.
ECB가 양적완화 등 추가 부양책을 고민하는 이유는 디플레이션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실질적인 디플레이션 위험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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