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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③-下>기로에 선 베트남, "제2 전성기 온다"vs"더딘개혁 피로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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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주식 3. 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 [3]베트남<하>
국영기업 400곳 민영화 호찌민 경제, 市場에 나오다
부실은행 구조조정·외국인 지분한도 60%로 확대···정책결정 느린게 흠


[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③-下>기로에 선 베트남, "제2 전성기 온다"vs"더딘개혁 피로감 커" ▲호치민 상장예정 국영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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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구채은 기자] '추락하던 아시아의 젊은 호랑이'가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베트남 증시가 뛰고 있다. 한때 마이너스 50%까지 주저앉았던 베트남 펀드도 상행선을 탔다. 올 들어 국내 베트남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0%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의 반등은 일시적일까, 지속적일까.


지난달 말, 인도차이나의 젖줄 메콩 강이 흐르는 베트남 호치민시를 찾았다. 찌는 날씨에 도시는 오토바이 경적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연평균 기온이 24℃ 떨어지지 않는 베트남은 열대몬순 기후와 비옥한 토지의 영향으로 '낙천적인' 국민성을 자랑한다. 2012년 국민행복순위 2위를 기록하기도 한 이 나라는 제2의 자본시장 전성기를 증시 600돌파의 축포를 웃으며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베트남은 '변신 중'이다. 국영기업 구조조정과 외국인 투자자 개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경희 KIS베트남(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 법인장은 "베트남은 현재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IMF 구제금융이 외부에서 온 강한 압력이었다면, 현재 베트남의 개혁은 자생적으로 이뤄진 변화의 물결"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韓 IMF 급 개혁ㆍ개방 드라이브 시동 = 베트남이 변하고 있다. 외국인 자본 유치를 통해 국영기업을 매각하고 쌓여있던 부실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한국이 IMF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인 론스타와 칼라일 등에 시장 문호를 열고 자본을 유치했던 것과 비슷하다.


지난 2012년 베트남은 유동성이 부족한 9개 은행을 선정,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이후 8개 은행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구조조정됐고, GP은행은 현재 해외매각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이 2% 이상인 기업 11곳 중 4곳이 은행이다. 그만큼 은행 구조조정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영기업 400곳은 오는 2015년까지 민영화해 기업공개(IPO)할 계획이다. 베트남 국영 조선회사였던 비나신이 은행, 부동산 등 300여개 계열사를 거느릴 정도로 확장하다 2010년 결국 부채를 갚지 못해 문을 닫은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 확대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외국인의 상장사 지분 보유 한도를 49%에서 60%로 높이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③-下>기로에 선 베트남, "제2 전성기 온다"vs"더딘개혁 피로감 커" 베트남은 오토바이 대국이다. 차는 비싼데 지하철이 뚫려있지 않아 대중교통이 불편한 탓이다. 오토바이는 매연과 소음, 사고 등 골치를 썩여 베트남 정부에선 오토바이 근절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진출한 일본 혼다, 스즈키 등 기업들의 로비로 오토바이 개혁은 좀처럼 먹혀들지 않고 있다. 오토바이는 베트남의 '더딘 개혁'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언제적 얘긴데…'더딘개혁 곳곳장벽' = 하지만 속도가 더디고 장벽도 높은 게 현실이다. 현지 관계자는 "베트남이 발전한다는 사실에 딴지를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 속도는 아주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국영기업 민영화가 거론된게 2007년인데 아직도 가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현재 상장을 대기 중인 거물급 국영기업들만 400여곳에 이른다. 베트남 항공 공사(Vietnam Airline), 봉제 공사(Vinatex Group), 자동차 공사(Vina Motor), 해상운송 공사(Vietnam National Shipping lines), 베트남수로사업건설공사(Vinawaco), 베트남산업유리도자기공사(Viglacera Gorp) 등이 그 예다.


우영기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본부장은 "국영기업들이 우리사주조합 문제나 1~2년을 경과하는 상장 절차 때문에 아직까지 상장을 못하고 있다"며 "개혁의 큰 그림은 맞게 흘러가고 있지만 의사결정속도가 느린 점은 베트남 경제의 큰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국영기업 상장물량을 받아줄 만큼 자본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오 법인장은 "국영기업이 시장에 나오면 외국인투자자들에겐 좋지만, 그 물량을 받아줄 만한 주식투자인구 저변이 넓지 않다"면서 "베트남 정부는 증시를 부양하는 동시에 국영기업 IPO를 통해 구조조정도 해야 하는 골치아픈 모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지분율 상향 역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팜부귀 KDB대우증권 호치민 사무소장은 "당서기장ㆍ대통령ㆍ총리 3두체제로 안정된 정치체제를 갖고 있지만 시장경쟁체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서 "그러다보니 의사결정 속도가 느리고 국영기업을 필두로 한 기득권 체제가 바뀌기 어려워 개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베트남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런 약점에도 불구, 다수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베트남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현지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안정된 정치체제와 치안,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꼽았다. 우 본부장은 "해외진출 기업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정치체제 급변인데, 베트남은 안정돼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주의 국가라 잔범죄는 많지만 강력범죄가 없고 외국인들에게 개방적인 문화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오 법인장은 "개혁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큰 틀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본시장의 성장을 기다릴만하다고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성공모델을 향후 라오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같은 프런티어마켓에 전파할 수도 있다. 오 법인장은 "아직 국내 증권사들은 로컬비즈니스 성공사례가 드물다"면서 "베트남에서 성공할 경우 다른 신흥국에 전파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시장에 매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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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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