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일 은행과 증권업 겸업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국내 금융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 부총리는 최근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에서 "서비스업 분야 직역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칸막이'로 대표되는 경쟁제한적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라며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은행과 증권업 간 겸업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은행과 증권업의 겸업을 허용하는 것은 국제 금융추세에도 역행할 뿐 아니라, 우리 금융체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도 저해한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은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의 분리를 적극 추진하고, 은행들의 무분별한 자기자본 투자를 금지하기 위해 볼커 룰(Volker Rule)을 도입하는 등 은행과 증권업 간의 고유영역을 분리하는 추세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지주회사제도를 통해 지주회사가 전업 자회사의 형태로 은행과 증권사를 각각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만큼 은행과 증권의 겸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과거 무분별한 금융 규제 완화가 IMF 경제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진 만큼 국가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와 관련된 규제에 대해서는 발언조차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현 부총리 발언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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