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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시, ‘6평’짜리 초소형 임대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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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3·4구역 내 1인 수요 타깃… 대학생·직장인에 우선 공급

단독[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 내에 10평(33㎡)도 안 되는 초미니 임대 아파트가 등장한다. 전용면적 20㎡로 발코니를 확장해도 30㎡가 넘지 않는다. 주택 일부를 분리, 세를 놓을 수 있도록 한 부분임대나 미닫이 문을 통해 실내 공간을 분리한 30㎡ 이하 재개발 임대와도 다르다. 최근 분양시장에 등장한 30㎡대 원룸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임대수요층 역시 세대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단독]서울시, ‘6평’짜리 초소형 임대 짓는다 20㎡ 이하 초소형 임대아파트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동대문구 이문3재개발구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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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재개발을 진행 중인 동대문구 이문3·4구역에 20㎡ 이하 초소형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생과 직장인 등 일대 1인 수요가 타깃으로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에 20㎡ 이하 초소형 면적대가 공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마련된 계획안에 따르면 총 4043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이문3구역에는 임대주택 1308가구 가운데 122가구가 20㎡ 이하, 100가구가 30㎡ 이하로 공급되고 4구역에는 임대주택 458가구 가운데 100가구가 20㎡ 이하, 50가구가 30㎡ 이하로 지어진다.


원룸형 아파트는 당초 신개념 학생용 임대주택인 ‘스튜디오형 임대’ 형식으로 흑석뉴타운에 첫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부분임대로 공급계획이 변경됐다. 84㎡ 중 64㎡는 집주인이 사용하고 나머지 20㎡는 주방·욕실·세탁실을 갖춘 임대공간으로 사생활 침해가 없도록 전기·수도를 개별 설치한 방식이다.

하지만 이문3·4구역은 부분임대가 아닌 20㎡ 이하 임대 아파트를 별도 공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강북권에 간헐적으로 공급된 30㎡대 이하 재개발 임대와도 다르다. 미닫이 문으로 부엌과 방을 구분했던 것과 달리 화장실을 제외한 집안 내부의 벽을 모두 제거해 주거공간을 넓혔다.


재개발 신규 공급을 통해 20㎡ 이하 임대를 내놓은 점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정비사업을 통해 지은 임대 중 가장 작은 면적대는 26㎡대 미닫이 분리형 임대였다. 그동안의 초소형 임대가 1인 노인에게만 집중됐던 것과 달리 젊은층까지 수요가 늘어난 점을 감안한 설계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문3·4구역의 지리적 특징도 초소형 임대가 가능했던 배경 중 하나다. 역세권인 3-1구역과 구릉지인 3-2구역으로 나눠 개발을 진행했지만 3-2구역의 사업성이 떨어지며 두 사업지를 묶어 개발하는 ‘결합재개발’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문3구역이 4000가구, 사업비만 1조원이 넘는 초대형 재개발로 거듭나며 다양한 임대유형 도입이 수월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사이에 두고 인근에 광운대학교, 경희대학교 등과 인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초소형 임대의 주 타깃을 대학생으로 삼은 배경으로 추후 공급 상황에 따라 대학가 일대 새내기 직장인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다만 초소형 공급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재건축·재개발에서의 중소형 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대형을 제외한 사업지까지 등장했다. 실제 올해 들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정비사업 계획안에서 중대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까지 확산되던 중소형 위주의 ‘다운사이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대형주택 제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번 초소형 임대의 경우 설계 구조상 일반 분양 아파트와 섞일 수 없는 탓에 자칫 임대동만 따로 소외될 가능성도 높다. 자칫 수급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세대원 수가 줄어들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주택공급계획이 중소형에 집중됐지만 향후 수급불균형을 감안해 중대형 물량을 적정선 확보해놓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초소형 공급에 집중할 경우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반감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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