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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경영패러다임 3.0]꿈을 현실로, 삼성전자 'C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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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영화관, 태양광을 이용하자"

[한국형 경영패러다임 3.0]꿈을 현실로, 삼성전자 'C랩'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위치한 C-Lab에서 교육 솔루션 개발에 관심있는 삼성전자 임직원과 교사, 일반인 등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의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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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 삼성전자에 재직 중인 김 모 과장이 퇴근길에 자주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 서초사옥 지하에 위치한 C랩(Creative-Lab)이다. 업무를 끝낸 후라 피곤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이 곳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항상 즐겁다. 심지어 김 과장은 주말에도 C랩에 들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는 '도르레를 이용한 중력 랜턴'. 그는 자가 발전을 통해 켜지는 손전등을 개발,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 삼성에버랜드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은 평소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지어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선진국 아이들은 놀이공원 등을 충분히 누리지만, 개발도상국가 아이들은 '놀이'를 할 만한 공간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특별한 놀이문화가 없어 성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팠던 그였다. 마침 이 직원은 삼성전자 사내에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벤처 조직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C랩의 문을 두드렸다. 그의 아이디어에 디자인, 건설 관련자 등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팀이 꾸려졌다.


강남 삼성 서초사옥 지하 2층에 위치한 C랩.

카페 같기도, 혹은 놀이 공간 같기도 한 이 곳은 들어서자마자 알록달록한 색감이 눈을 사로잡는다. 군데군데 놓인 의자와 테이블, 철제 사물함을 보면 딱딱한 회의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퇴근 시간이 지난 후 이 곳을 찾으면 삼삼오오 모인 직원들로 꽤 붐빈다. 소규모로 구성된 팀들은 모두 매년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과제가 선정된 직원들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매년 'C랩 과제 공모전'을 열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재능을 성과로 연결시키고자 지원하고 있다.


C랩의 시초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 도입한 '창의개발연구소'다. '창의개발연구소'는 임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 과제로 선정되면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태스크포스팀(TF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였다. 당시 이 조직을 통해 '장애인용 안구마우스(eyeCan)'를 개발,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쓸 수 있도록 제작 매뉴얼과 소프트웨어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제도가 임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자 삼성전자는 창의개발연구소를 확대 개편, 삼성그룹 계열사나 일반인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C랩을 개설했다. 소규모 혁신조직을 상설조직으로 제도화 한 것. 사업화 할 수 있는 아이디어 뿐 아니라, 자원봉사나 재능기부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여기서 현실화 시킬 수 있다.


2012년 말 개설된 C랩을 통해 나온 대표적인 결과가 '햇빛 영화관'이다.


아프리카 봉사활동에 참여한 한 직원이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아프리카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떠올린 아이디어가 '햇빛 영화관'이라는 결과물로 만들어 진 것.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계열사 직원들이 모여 태양광을 이용한 영화관을 만들어냈다.


이 외에도 C랩에서는 삼성 대학생 봉사단, NGO 단체 등과 연계해 직원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공중화장실 성별 구분 ▲지하철 엘리베이터 내 장애인을 위한 볼록거울 설치 ▲구형 휴대폰을 이용한 사진활용 교육(PIEㆍPhoto In Education) 활동 등 다양한 과제가 이곳에서 논의되고 있다.


고병욱 삼성전자 사회봉사단 과장은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회사의 기술과 접목, 구체화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며 "지난해 말에는 C랩을 인도 방갈로르 연구소에도 확대, 해외 연구소로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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