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으로 바티칸에서 만나 5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탈리아 일간 레푸블리카는 오바마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빈부격차 해소방안, 낙태, 동성애자 권리 등의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악수를 하고 바티칸 사도궁 도서관의 교황 책상에 마주 앉아 "만나 뵙게 돼 큰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건네고 "전임 교황 때는 가족이 함께 왔었으나 이번에는 못 오게 돼 대신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통역만 남긴 채 수행원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고 52분간 대화를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바티칸 방문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년 전 교황에 즉위한 이후 거듭 과도한 자본주의와 빈부 격차 확대를 비판해왔고 오바마 대통령도 교황의 이런 경고를 확산시키는 정책을 펼쳐왔다.
따라서 이날 두 세계적 지도자의 역사적 회동은 가난한 계층을 보조하려는 미국의 정책을 지원하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면담 후 웃으면서 나왔고 이어 존 케리 국무장관 등 수행단을 교황에게 소개했다. 또 백악관 정원에 있는 식물들의 씨앗이 든, 가죽으로 된 상자를 선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답례로 청동으로 만든 두 개의 메달을 선물했다.
하나는 식민주의·무관심·불신과 편견 등과 싸우는 의미를 담은 이탈리아 예술가의 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교황 알렉산더 7세가 성 베드로 성당 북쪽 돌기둥 초석 아래에 묻은 것과 같은 형태의 메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자신의 첫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도 함께 선물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백악관에서 이것을 읽을 것"이라며 "이 권고문은 나에게 큰 힘이 되고 마음의 평화를 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총리와도 회담을 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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